[epl.told] ‘강등권’ 에버턴은 어떻게 ‘선두’ 아스널을 잡았나?

정지훈 기자 입력 2023. 2. 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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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지훈]


단 1경기 만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 프랭크 램파드 감독 시절 무기력했던 에버턴은 없었고, 에너지 레벌이 높은 팀으로 변모했다. 션 다이치 감독이 프리미어리그에 돌아왔다.


에버턴은 4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에서 아스널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에버턴은 승점 18점을 기록하며 강등권 탈출의 신호탄을 쐈고, 아스널은 2위 맨체스터 시티의 추격을 허용하게 됐다.


# ‘압도적인 카리스마’ 에버턴 장악한 다이치 감독


이날은 션 다이치 감독의 에버턴 데뷔전이었다. 다이치 감독은 2012년부터 10년 동안 번리를 이끌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지난 시즌에는 강등과 함께 경질됐지만 번리 특유의 크로스와 제공권을 활용한 '선 굵은 축구'를 입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확실한 축구 색깔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감독이다. 다이치 감독은 에버턴의 지휘봉을 잡은 후 “에버턴이 겨울에 한 명도 영입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나는 이보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잔류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에버턴의 선수단은 좋다. 나는 더 좋지 않은 스쿼드를 가진 팀을 강등권에서 탈출시킨 적이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이치 감독은 에버턴의 선수단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주포인 칼버트-르윈을 비롯해 픽포드, 타코우스키, 홀게이트, 맥닐, 오나나, 그레이, 두쿠레, 이워비, 모페, 콜먼, 게예, 코디 등 수준급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다이치 감독은 팀의 정신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고, 훈련장에서 넥워머와 비니 착용을 금지시켰다. 여기에 훈련 시에도 정강이 보호대를 착용하게 지시했고, 실전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 압박-롱볼-크로스-기동력, 확 달라진 에버턴


다이치 감독은 번리 시절 4-4-2 포메이션을 사용해 선 굵은 축구와 강한 압박을 시도했다. 에버턴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포메이션은 4-3-3으로 바뀌었지만 축구 스타일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선발 명단도 램파드 감독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세부적인 디테일은 달랐다. 4-3-3 포메이션이지만 좌우 측면 날개인 이워비와 맥닐을 좀 더 밑으로 내려 4-5-1 포메이션으로 변경했고, 중원에 압박과 기동력이 좋은 두쿠레, 게예, 오나나를 배치해 아스널의 빌드업을 차단하는데 집중했다. 성공적이었다. 3명의 미드필더가 강하게 압박을 시도하자 파티, 자카, 외데가르드가 빌드업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몇 차례 빌드업에서 실수를 이끌어냈다. 이후 에버턴은 빠른 역습을 시도해 오히려 더 좋은 찬스를 만들었다.


다이치 감독은 의도적인 롱볼을 시도했다. 상대의 공격을 끊어내면 전방에 있는 칼버트-르윈을 향해 롱볼을 때려 찬스를 만들거나, 이워비, 맥닐, 콜먼을 중심으로 측면을 공력하며 크로스로 슈팅 찬스를 잡았다. 충분히 위력적이었다. 전체적인 점유율과 패스 성공 등은 아스널에 밀렸지만 빅 찬스는 아스널이 더 많았다. 아스널은 70%의 점유율, 550개의 패스, 15개의 슈팅을 기록했지만 빅 찬스는 없었고, 에버턴은 12개의 슈팅에도 4개의 빅 찬스를 만들었다.


# ‘다이치의 애제자’ 타코우스키-맥닐, 스승에게 첫 승 선물


이날 결승골의 주인공은 번리 출신의 타코우스키와 맥닐이 합작했다. 그 누구보다 다이치 감독의 축구를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윙어인 맥닐이 계속해서 아스널의 측면을 공략하며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또한 수비에서는 타코우스키가 아스널의 공격진들을 견고히 막아냈다.


전반 내내 에버턴이 계속 몰아붙였다. 전반 34분 왼쪽에서 맥닐이 크로스를 올렸고 압둘라예 두쿠레가 헤더 슈팅을 날렸지만 빗나갔다. 전반 막판 에버턴이 아쉬운 기회를 놓쳤다. 전반 48분 오른쪽에서 셰이머스 콜먼의 크로스를 도미니크 칼버트-르윈이 헤더로 돌려놨지만 골문 왼쪽으로 빗나갔다.


후반에도 에버턴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결국 에버턴이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15분 맥닐의 코너킥이 올라갔고 타코우스키가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번리 출신의 두 선수가 만든 합작골이었다.


'번리 트리오'가 만든 승리였다. 번리 출신의 다이치 감독의 페르소나와 같은 맥닐이 날카로운 킥력을 발휘하며 정확한 코너킥을 올렸고, 번리에서 핵심 센터백이었던 타코우스키가 헤더골을 만들었다. 번리에서의 선 굵은 축구를 상징했던 세 명이 선두 아스널을 침몰시킨 순간이었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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