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호 실종 9명 어디에 있나…"선박 내부" vs "선체 이탈" 혼선

해경과 해수부장관 발언 '엇박자'
선박 인양 시기 두고도 입장차

목포해양경찰이 5일 오전 전남 신안군 임자면 대비치도 인근 해역에서 어선 전복으로 실종된 9명에 대한 수색을 벌이고 있다. (목포해양경찰서 제공) 2023.2.5/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해경 등 구조당국이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전복된 청보호 실종자 9명에 대한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수색 초반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

사고 당시 실종자들의 위치가 정확하게 특정돼야 신속한 수색이 가능하지만 구조당국 내부에서 서로 다른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목포해경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19분쯤 신안군 임자면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24톤급 근해통발 어선 A호(인천선적)가 전복돼 9명이 실종됐다.

승선원 12명 중 3명은 목포광역VTS에서 섭외한 광양 프론티어호에 의해 이날 오전 0시15분쯤 구조됐다. 이들은 유모씨(48)와 손모씨(40) 등 한국인 2명, 인도네시아인 1명이다.

구조된 선원들은 80m쯤 떠오른 선박에 앉아 있다가 구조됐다.

구조당국은 현재 기관실 하부에 구멍이 뚫리며 배에 물이 들어찼고 결국 배가 전복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구조상황을 들은 해경은 남은 9명 실종자들이 잠을 자는 등 선박 내부에 남아 있던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실종자 추정 위치는 오전에 바뀌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장관은 목포에서 실종자 가족과 만나 "(사고 당시) 기관실 직원들만 기관실에 있고 그 외 직원은 선체 갑판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부분 선체에서 이탈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현재 조류에 대한 분석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색 구역을 나눠 생존자를 수색하는 중"이라며 "신안과 영광 등의 바다를 포함해 해안가 등을 광범위하게 수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실종자들이 선박 내부에 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해수부장관은 선체에서 이탈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엇갈린 발언을 한 것이다.

청보호 인양작업을 두고도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조 장관은 "이날 중으로 청보호에 대한 인양작업을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해경은 이날 인양작업 진행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해해양경찰청 관계자는 "해수부장관이 이날 인양 예정임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나 시간 등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수색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고 당시 구난업체는 섭외 요청했지만 선박 내부에 실종자가 있을지 없을지 몰라 인양 계획은 미정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종자의 사고 당시 추정 위치에 따라 선박 인양 계획이 결정되는 만큼 구조자들을 대상으로 한 정확한 진술 확보가 시급하다.

해경은 서해 특수구조대 잠수부 7명, 항공구조사 2명, 함정 29명 등 잠수 인력 44명을 투입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조타실, 침실, 화장실까지는 수색이 끝났지만 선박 내부에 통발 3000여개가 뒤섞이고 잠수부 시야가 1m 이내로 좁아 다른 구역에 대한 진입은 난항을 겪고 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