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표현, 대통령 공격" "선거개입"…대통령실·안철수 충돌

최동현 기자 이밝음 기자 2023. 2. 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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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윤핵관·윤안연대' 불쾌감…'대통령 '강제소환 사전차단'
安 "윤안연대 부적절하다면 따르겠다"지만…"대통령실 선거개입"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3·8 전당대회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2.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이밝음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의 '윤핵관' '윤안연대' 발언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윤안연대가 적절하지 못하다면 그에 따라야 한다"고 자세를 낮추면서도, 대통령실이 최근 자신을 향한 비판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에 대해서는 "선거개입"이라며 각을 세웠다.

5일 대통령실과 여권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진들에 "실체가 없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표현을 운운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자는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자 적(敵)"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매체에 다르면 윤 대통령은 '윤핵관' 표현을 쓰는 인사를 "국정운영의 방해꾼"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나선 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펜앤드마이크TV' 인터뷰에서 이른바 '윤핵관 그룹'을 겨냥해 "그 사람들한테는 대통령의 어떤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다음 공천이 중요하다"며 "윤핵관의 지휘자는 저는 장제원 의원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윤핵관'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호도하는 표현이자, 나아가 대통령을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통령이 '윤핵관'이라는 간신(奸臣)들에게 휘둘리는 무능력한 지도자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윤핵관이라는 표현은 '대통령이 간신에게 둘러싸인 무능한 지도자', '눈과 귀가 가려져서 국정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대통령'이라는 의도를 명백히 담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윤핵관을 운운하는 자를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자 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안철수 의원이'윤안연대'(윤석열·안철수 연대)를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이 여당 전당대회에 개입해 특정 당대표 후보자와 연대한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데다, 안 의원이 윤 대통령과 자신을 '동급'으로 보는 인식이 깔렸다는 해석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정치적 표현이라고 하더라도 '윤안연대' 표현은 도를 넘은 무례의 극치"라며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특정 당 대표 후보와 연대한다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상상이고 망상"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대통령을 전당대회로 끌어들이는 표현(윤안연대)은 도를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안 의원의 발언을 '직접 타격'한 것은 이례적이다. 대통령실은 그간 '전당대회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안 의원의 '윤핵관', '윤안연대' 발언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폄훼하고, 윤 대통령을 당내 사안으로 끌어들이는 표현이라고 보고 직접적인 제재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의원은 '윤안연대' 표현에 대해 "적절하지 못하다면 그에 따르겠다"면서도, 대통령실 관계자 발(發) 비판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이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참모진을 분리, 자신에 대한 집중 공세에 맞서겠다는 의도를 보이면서, 대통령실과 안 의원 간의 마찰은 당분간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KBS1 일요진단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은 윤안연대에 부적절하다고 했는데 계속 쓸 것이냐'는 질문에 "거기에 대해서 쓰는 게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하셨으면 저는 당연히 거기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안 의원은 같은 시각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이라는 정당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특정 후보에게 윤심이 있다 없다는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했다.

앞서 안 의원은 일부 매체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안철수는 윤심(尹心)이 아니다"라고 한 보도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하신 말씀이 아니다"라고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한 비판 보도가 이어지자 당에 제재를 요청하는 방법으로 '정면 대응'에 나선 셈이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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