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PBA선수 최준호 “밤경기땐 반차 내고 비행기 타고 출전합니다”
20/21시즌부터 세시즌째 1부투어 활약
“8강 진출 때 부모님, 회사 동료 등이 축하”
상대하고 싶은 상대는 쿠드롱과 조재호
어쩌면 PBA 1부투어 128명 중 가장 어렵게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가 아닐까. 현대중공업에 다니면서 PBA서 활동하는 최준호(44) 선수 얘기다.
최준호는 PBA선발전인 트라이아웃부터 출발해 20/21시즌부터 1부투어에서 시작, 세 시즌째 뛰고 있다.
그 동안 성적은 썩 뛰어난 편이 아니다. 최고성적은 20/21시즌 개막전(SK렌터카배)때의 16강진출이다. 직장과 선수를 병행하며 주말에만 연습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여건이 적잖은 제약으로 작용한다.
그러다 지난 1월 열린 ‘웰뱅배’에서 8강에 오르며 최고성적을 갈아치웠다. 비록 8강에서 그 대회 우승자 강민구에게 패했지만 최준호에겐 자신감을 갖게 하는 중요한 발판이었다. 아쉽게도 현재 진행 중인 ‘크라운해태배’에선 찬 차팍(튀르키예)에게 패해 128강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대회를 마감하고 울산으로 내려가기 전 최준호 선수를 지난 3일 서울 석계동 MK빌리어드뉴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인터뷰 자리에는 최준호 선수의 후원사인 당구테이블업체 클라우스 정종선 대표가 함께했다.
=안녕하세요. 2011년 11월부터 울산 현대중공업(조선자재운영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PBA 선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최준호입니다.
△당구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초등학교 6학년 때 친한 친구 집에 놀러갔는데 그때 당시 친구 아버지가 당구장을 운영했다. 다른 사람들이 4구 치는 모습을 보고 너무 신기했고 나도 저렇게 쳐보고 싶어서 몇 번 쳐?다. 나중에 친구 아버지께서 치고 있는 모습을 보시고는 당구장에 와서 연습해보라고 하셨고, 방학때도 놀러가서 연습도 하고 경기도 했다. 그게 당구와의 인연의 시작이다.
△당구선수 경력은 얼마나 되나.
=20/21시즌 개막전(SK렌터카배)에 데뷔해서 올해로 세 번째 시즌이다. 처음에는 아마추어로 동호인 시합만 다녔다. PBA 출범 후 지인이 대회에 출전했는데 나는 회사에 다니고 있어서 프로선수가 될 생각을 안했다. 그러다 지인이 한번 출전해보라고 권유했다. 보름 정도 트라이아웃부터 큐스쿨까지 시합을 치러 1부투어에 오게 됐다.
△직장과 당구를 병행하기 쉽지 않을텐데.
=아무래도 직장이 울산에 있다보니 두 가지를 같이 하는 게 일정이나 이동 거리 등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다. 비행기, 기차, 자동차 등을 타고 대회에 참가했다. 낮 경기때는 연차를 쓰고, 밤 경기땐 오후 반차를 내고 대회에 출전한다. 아무래도 온전히 대회에만 전념하는 선수들에 비해 대회에 집중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일하고 있는 부서 20~30명이 당구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그 모임에서 제가 기술고문을 맡고 있다. 하하.
△그 동안 최고성적이 16강인데 ‘웰뱅챔피언십’에서 8강까지 올라갔다. (웰뱅대회에서 최준호는 128강전에서 황지원, 64강전 김종원, 32강전 모리, 16강전 박인수를 물리치고 8강에 진출했고, 8강전에서는 그 대회 우승자 강민구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첫 시즌(20/21시즌) 개막전 SK렌터카배에서 16강에 갔고 최근 ‘웰뱅대회’에선 경기가 잘 풀려 8강까지 진출했다. (웰뱅대회) 16강전에서 박인수 선수와 경기할 때 처음 방송경기를 했는데 생각보다 떨리지 않았다. 내공만 치자고 생각했고 거기에 집중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8강 진출 이후 주변 반응은.
=많은 축하를 받았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고생했다고 하시더라. 주변 지인들과 아들도 축하한다고 연락왔다. 그 동안 연락이 없던 분들도 대회 보고 전화해주셨다. 다음에도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주변 분들의 응원 덕분에 힘이 많이 났다.
후원사(제이플라워, 클라우스)와 회사에 감사
=임직원분들 포함해서 동료들이 많이 축하해줬다. ‘다른 선수들은 당구에만 집중하는데 너는 회사도 다니면서 8강에 진출했으니 대단하다’고 하더라. 회사동료들은 매 대회마다 많이 응원해 준다. 경비도 조금씩 보태주기도 한다. 덕분에 더 힘낼 수 있었다.
=강민구 선수와는 예전에 빌킹에서 4년 정도 같이 지내 잘 아는 사이다. 아마추어때 시합도 해봤기에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8강전 시작하기 전 관중석을 보니 블루원 구단주하고 관계자들이 여러 명 있더라. 경기때 응원하는 모습을 보니 위압감이 생겼다. 경기해보니 팔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으면서 샷이 생각처럼 안됐다.
△‘웰뱅대회’때 4강에 진출한 강성호 선수와 각별하다고.
=강성호 선수는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한 동생이다. 강성호 선수나 저나 하위권에 있다 보니 서로 잘해보자고 이야기했고 누가 더 많이 올라가나 내기 했다. 제가 올라가니 강성호 선수도 올라오더라. 8강에 오르니 결승서 보자고 하더라. 저는 8강에서 떨어졌는데 그 친구는 4강까지 진출했다. 나중에 만나면 밥 사기로 했다. 하하.
△경기해보고 싶은 선수가 있다고.
=쿠드롱 선수다. 대진운이 좋은건지, 안좋은건지 아직까지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국내 선수로는 조재호 선수다. 강동궁 선수와는 예전에 몇 번 경기해봤지만 조재호 선수와는 아직 시합을 안 해봤다.
△직장 다니기 때문에 연습하기 쉽지않을텐데.
=솔직히 연습하기 쉽지 않다. 회사도 나가야 하고 아들도 봐야하다 보니 연습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주말에 당구장에 가서 연습한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3시간씩 연습하는 셈이다.
=큐와 팁, 장갑 등 당구용품은 제이플라워 제품을 쓴다. 당구테이블업체인 클라우스(KLAUS) 후원도 받고 있다.
△감사한 분들이 많다고.
=대회마다 격려해주신 제이플라워 박세용 이원호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후원사인 클라우스 정종선 대표님은 이틀에 한 번씩 통화할 정도로 가까운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현대중공업 임직원분들 잊지못한다. 부모님과 맞벌이하는 아내에게 너무 고맙다. 집안 일뿐만 아니라 아들도 잘 키워줘서 고맙다. 이제 곧 시즌이 끝나는데 그 동안 못했던 집안일 열심히 돕겠다.
△앞으로도 일과 당구를 앞으로도 병행할 생각인지.
=그렇다. 회사를 다니면서 선수로 활동하겠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당구선수로서 목표는.
=선수니까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다. 8강까지 가봤으니 결승전에 진출해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해보고 싶다.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이 따라오지않을까. 우승이라는 목표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 [김우진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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