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PBA선수 최준호 “밤경기땐 반차 내고 비행기 타고 출전합니다”

김우진 MK빌리어드 기자(dnwls0392@mkbn.co.kr) 2023. 2. 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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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과 선수 병행…지난1월 ‘웰뱅배’ 8강 최고성적
20/21시즌부터 세시즌째 1부투어 활약
“8강 진출 때 부모님, 회사 동료 등이 축하”
상대하고 싶은 상대는 쿠드롱과 조재호
최준호는 PBA선발전인 트라이아웃부터 시작해서 큐스쿨을 거쳐 20/21시즌 3차투어(NH농협카드배)에서 1부리그에 데뷔했다.
“울산에서 대회장까지 오려면 연차와 반차를 쓰고 비행기 열차 자동차를 타야합니다. 힘들지만 앞으로도 회사와 선수활동을 병행할 겁니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지요.”

어쩌면 PBA 1부투어 128명 중 가장 어렵게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가 아닐까. 현대중공업에 다니면서 PBA서 활동하는 최준호(44) 선수 얘기다.

최준호는 PBA선발전인 트라이아웃부터 출발해 20/21시즌부터 1부투어에서 시작, 세 시즌째 뛰고 있다.

그 동안 성적은 썩 뛰어난 편이 아니다. 최고성적은 20/21시즌 개막전(SK렌터카배)때의 16강진출이다. 직장과 선수를 병행하며 주말에만 연습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여건이 적잖은 제약으로 작용한다.

그러다 지난 1월 열린 ‘웰뱅배’에서 8강에 오르며 최고성적을 갈아치웠다. 비록 8강에서 그 대회 우승자 강민구에게 패했지만 최준호에겐 자신감을 갖게 하는 중요한 발판이었다. 아쉽게도 현재 진행 중인 ‘크라운해태배’에선 찬 차팍(튀르키예)에게 패해 128강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대회를 마감하고 울산으로 내려가기 전 최준호 선수를 지난 3일 서울 석계동 MK빌리어드뉴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인터뷰 자리에는 최준호 선수의 후원사인 당구테이블업체 클라우스 정종선 대표가 함께했다.

직전 대회 ‘웰뱅 챔피언십’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인 16강을 넘어 8강에 진출한 최준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2011년 11월부터 울산 현대중공업(조선자재운영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PBA 선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최준호입니다.

△당구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초등학교 6학년 때 친한 친구 집에 놀러갔는데 그때 당시 친구 아버지가 당구장을 운영했다. 다른 사람들이 4구 치는 모습을 보고 너무 신기했고 나도 저렇게 쳐보고 싶어서 몇 번 쳐?다. 나중에 친구 아버지께서 치고 있는 모습을 보시고는 당구장에 와서 연습해보라고 하셨고, 방학때도 놀러가서 연습도 하고 경기도 했다. 그게 당구와의 인연의 시작이다.

△당구선수 경력은 얼마나 되나.

=20/21시즌 개막전(SK렌터카배)에 데뷔해서 올해로 세 번째 시즌이다. 처음에는 아마추어로 동호인 시합만 다녔다. PBA 출범 후 지인이 대회에 출전했는데 나는 회사에 다니고 있어서 프로선수가 될 생각을 안했다. 그러다 지인이 한번 출전해보라고 권유했다. 보름 정도 트라이아웃부터 큐스쿨까지 시합을 치러 1부투어에 오게 됐다.

△직장과 당구를 병행하기 쉽지 않을텐데.

=아무래도 직장이 울산에 있다보니 두 가지를 같이 하는 게 일정이나 이동 거리 등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다. 비행기, 기차, 자동차 등을 타고 대회에 참가했다. 낮 경기때는 연차를 쓰고, 밤 경기땐 오후 반차를 내고 대회에 출전한다. 아무래도 온전히 대회에만 전념하는 선수들에 비해 대회에 집중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유니폼을 입고 인터뷰하고 있는 최준호.
△현대중공업 사내 당구모임 고문을 맡고 있다고.

=일하고 있는 부서 20~30명이 당구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그 모임에서 제가 기술고문을 맡고 있다. 하하.

△그 동안 최고성적이 16강인데 ‘웰뱅챔피언십’에서 8강까지 올라갔다. (웰뱅대회에서 최준호는 128강전에서 황지원, 64강전 김종원, 32강전 모리, 16강전 박인수를 물리치고 8강에 진출했고, 8강전에서는 그 대회 우승자 강민구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첫 시즌(20/21시즌) 개막전 SK렌터카배에서 16강에 갔고 최근 ‘웰뱅대회’에선 경기가 잘 풀려 8강까지 진출했다. (웰뱅대회) 16강전에서 박인수 선수와 경기할 때 처음 방송경기를 했는데 생각보다 떨리지 않았다. 내공만 치자고 생각했고 거기에 집중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8강 진출 이후 주변 반응은.

=많은 축하를 받았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고생했다고 하시더라. 주변 지인들과 아들도 축하한다고 연락왔다. 그 동안 연락이 없던 분들도 대회 보고 전화해주셨다. 다음에도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주변 분들의 응원 덕분에 힘이 많이 났다.

“8강 올랐으니 목표는 당연히 우승”
후원사(제이플라워, 클라우스)와 회사에 감사
△특히 현대중공업 동료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임직원분들 포함해서 동료들이 많이 축하해줬다. ‘다른 선수들은 당구에만 집중하는데 너는 회사도 다니면서 8강에 진출했으니 대단하다’고 하더라. 회사동료들은 매 대회마다 많이 응원해 준다. 경비도 조금씩 보태주기도 한다. 덕분에 더 힘낼 수 있었다.

직장과 대회장을 오가는 일정속에도 포기하지 않고 최준호는 “앞으로도 두가지를 병행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강민구 선수와의 8강전을 돌아본다면.

=강민구 선수와는 예전에 빌킹에서 4년 정도 같이 지내 잘 아는 사이다. 아마추어때 시합도 해봤기에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8강전 시작하기 전 관중석을 보니 블루원 구단주하고 관계자들이 여러 명 있더라. 경기때 응원하는 모습을 보니 위압감이 생겼다. 경기해보니 팔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으면서 샷이 생각처럼 안됐다.

△‘웰뱅대회’때 4강에 진출한 강성호 선수와 각별하다고.

=강성호 선수는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한 동생이다. 강성호 선수나 저나 하위권에 있다 보니 서로 잘해보자고 이야기했고 누가 더 많이 올라가나 내기 했다. 제가 올라가니 강성호 선수도 올라오더라. 8강에 오르니 결승서 보자고 하더라. 저는 8강에서 떨어졌는데 그 친구는 4강까지 진출했다. 나중에 만나면 밥 사기로 했다. 하하.

△경기해보고 싶은 선수가 있다고.

=쿠드롱 선수다. 대진운이 좋은건지, 안좋은건지 아직까지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국내 선수로는 조재호 선수다. 강동궁 선수와는 예전에 몇 번 경기해봤지만 조재호 선수와는 아직 시합을 안 해봤다.

△직장 다니기 때문에 연습하기 쉽지않을텐데.

=솔직히 연습하기 쉽지 않다. 회사도 나가야 하고 아들도 봐야하다 보니 연습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주말에 당구장에 가서 연습한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3시간씩 연습하는 셈이다.

이틀에 한번씩 통화할 정도로 가깝게 지내고 있는 최준호(왼쪽)와 클라우스 정종선 대표. 최준호가 클라우스 로고에 손가락 하트를 하고 있다.
△사용하는 당구용품은.

=큐와 팁, 장갑 등 당구용품은 제이플라워 제품을 쓴다. 당구테이블업체인 클라우스(KLAUS) 후원도 받고 있다.

△감사한 분들이 많다고.

=대회마다 격려해주신 제이플라워 박세용 이원호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후원사인 클라우스 정종선 대표님은 이틀에 한 번씩 통화할 정도로 가까운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현대중공업 임직원분들 잊지못한다. 부모님과 맞벌이하는 아내에게 너무 고맙다. 집안 일뿐만 아니라 아들도 잘 키워줘서 고맙다. 이제 곧 시즌이 끝나는데 그 동안 못했던 집안일 열심히 돕겠다.

△앞으로도 일과 당구를 앞으로도 병행할 생각인지.

=그렇다. 회사를 다니면서 선수로 활동하겠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당구선수로서 목표는.

=선수니까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다. 8강까지 가봤으니 결승전에 진출해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해보고 싶다.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이 따라오지않을까. 우승이라는 목표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 [김우진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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