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까지 쳐내는 여당에 조선·동아 "막장 양상" "정상아냐" 비판

박서연 기자 2023. 2. 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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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4일 사설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노골적 파열음 내는 거 처음 봐"
동아일보도 같은 날 "대통령실까지 윤심 논란 뛰어드는 듯한 모습"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국민의힘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오는 3월8일에 개최한다. 지난달 25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한 뒤, 발표된 몇몇 여론 조사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친윤계인 김기현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는 여론 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여당과 대통령실의 관심은 안철수 의원에게 향하고, '윤심'이 아니라는 뜻을 연일 내비치고 있다. 그러자 지난 4일 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쳐다보기 위태롭다” “막장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4일자 동아일보 5면.

지난 2일 ㈜엠브레인퍼블릭과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 등이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가 발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363명 가운데, '국민의힘 당대표 결선투표가 김기현·안철수 두 후보의 양자대결로 치러진다면 누가 국민의힘 당대표로 더 낫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50%가 안철수 후보를 선택했다. 반면 김 후보를 택한 비율은 32%였다. 두 후보의 격차는 18% 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해당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2일 자 조선일보는 1면 <대통령실 “안철수는 윤심(尹心) 아니다”> 기사에서 “국민의힘 친윤(親尹)계가 2일 당대표 후보로 나선 안철수 의원을 향해 '가짜 친윤팔이' '윤 대통령과 반대 입장'이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그동안 전당대회에 말을 아꼈던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도 '윤 대통령의 뜻은 안 의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여전히 중립적 입장이다. 안 의원 본인이 '윤심팔이'를 하려는 것 같은데, 대통령이 안 의원을 지원한다는 것은 분명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인수위 때부터 안 의원은 인사나 정책에서 대통령에게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를 '윤심'이 실린 후보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들께서는 최근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적인 이전투구에 대해서 정말 해도 너무한다는 말씀들을 하신다. 전당대회가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4일자 조선일보는 5면 기사에서 “경쟁자인 김기현 후보는 이날 '안 후보가 과도하게 진흙탕을 한다거나, 네거티브로 일관하는 모습이 옳지 않다'며 '특히 가짜 뉴스를 자꾸 퍼뜨리는 식으로 내부 분열을 재촉하는 건 제발 좀 그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도 5면 기사에서 “이날 김기현 의원은 충남 보령·서천 의정 보고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안 의원하고 단독으로 만나본 적이 없다. 식사한 적도 없고 차도 마셔본 적이 없다'며 '윤 대통령이 (안 의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당연히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4일자 조선일보 5면.

4일 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한겨레는 사설로 대통령실과 여당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쳐다보기 위태위태한 대통령실과 여당 모습> 사설에서 “그래도 대선 때 후보 단일화를 이루고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한 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혹스러울 정도다. 나경원 사태가 봉합된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같은 일이 벌어지나”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실의 태도를 보면 '안 의원은 당대표가 되면 안 된다'고 작정을 한 것 같다. 역대 대통령들도 모두 여당 대표에 대한 호불호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내부적으로 거중조정이 이뤄졌다. 이렇게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노골적으로 파열음을 내는 것은 처음 본다.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 인터뷰에서 “윤심은 없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실제 드러나는 것은 정반대이니 이를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고 했다.

▲4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이어 “지금 대통령실은 어떤 특정인들이 여당 대표가 되면 '같이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서로 잘 맞지 않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준석 전 대표 때문에 호불호가 너무나 극명하게 갈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과 당대표처럼 서열이 분명한 경우에는 대통령이 하기에 따라서 원만하게 사이를 조정하고 협의해 갈 수 있다. 그게 지도자급의 정치력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선일보 “대통령실은 앞으로 당대표 경선까지 매사에 나서서 안 의원을 공격하고 비난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이 결국 반격에 나서면 심각한 사태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해서 대통령실이 원하는 사람을 당대표로 만들었다고 해도 그것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며 “국민이 윤 정부가 미흡해도 지지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이 하는 거친 정치가 계속되면 인내가 바닥을 드러냈을 수도 있다. 대통령실은 경선 개입을 자제하고 후보들도 '윤심' 논란을 접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아일보도 <유승민 나경원 이어 안철수까지... 이런 '쳐내기 전대' 있었나> 사설에서 “도를 넘은 윤심 개입 논란으로 막장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김기현-안철수 후보가 '윤심은 내게 있다'며 볼썽사나운 윤심 마케팅 경쟁을 벌이더니 최근엔 안 후보 지지율이 역전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친윤 진영이 안 후보를 향해 '가짜 윤심팔이' '사기' 등 집단 공격에 나서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했다.

▲4일자 동아일보 사설.
▲4일자 한겨레 사설.

동아일보는 이어 “대통령실까지 윤심 논란에 뛰어들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고위 참모들이 언론을 통해 '안 의원은 윤심이 실린 후보라고 볼 수 없다' 등 전대에 영향을 주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전대에 개입할 생각이 없다며 '중립' 의지를 밝힌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이 무색할 정도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국정 운영의 손발을 맞추고 내년 총선을 지휘할 여당 대표가 누가 되는지는 대통령에게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지금 모습은 정상이 아니다”며 “민심과 당심의 역풍을 부르고, 전대 이후 당의 분열을 초래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대통령은 확실하게 중립 의지를 밝혀 윤심 논란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겨레도 사설에서 “여당 전당대회는 이미 '윤심팔이'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 초반(한국갤럽 기준)에서 횡보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당무 개입은 결국 민심의 외면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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