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최초' 동해 삼화제철소, 고대 쇠부리터와 통합…제철유적 보존관리 시급

포스코 이전의 남한 최초 고로제철소가 동해 삼화제철소이고, 그 마지막 무연탄 고로가 포스코에 전시돼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동해시 이기동 더받이령~상월산 일대 백두대간 지역에 산재해 있는 고대~고려~조선~근대 제철유적, 송정동 철기시대 집단취락지와 함께 ‘동해 백두대간 철기문화유적’으로 통합, 보존·관리·계승발전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동해시고대제철연구소에 따르면 동해시 삼화제철은 일제가 태평양전쟁을 일으키면서 군수품을 공급하기 위해 만들었다. 일제는 조강능력 50t 규모의 소형용광로를 곳곳에 세웠는데, 그 중 하나가 무연탄과 철광석 산지를 인근에 둔 삼화제철이다. 삼화제철은 태백과 삼척의 무연탄과 동해·강릉·양양 일대의 철광석을 원료로 선철을 생산한다는 계획이었다.

‘고레가와긴조’라는 일본인이 조선총독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고레가와제철을 세워 운영하다, 일본 패망과 함께 적산기업으로 미군정·대한민국정부를 거치면서 ‘삼화제철공사’라는 국영기업으로 운영되다 지난 1958년 범한무역 사장 설도식에게 불하됐다.
철강인이 아닌 설도식은 조업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5고로까지 가동해도 월 3699t의 선철 생산에 그쳤다.1962년~1972년까지 남한에서 삼화제철이 유일하게 제선시설을 보유했지만 1966년부터 설비가 노후돼 거의 폐기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1965년 동국제강이 삼화제철에 연산 3만t의 소형용광로를 설치했지만, 고압조업을 시험하는 단계였다. 시험 과정에서 동국제강은 선진국 제철소에서 100㎏이면 충분한 코크스를 600㎏이나 투입해야 하는 기술 능력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했다.
당시 박정희는 삼화제철에 실망해 동국제강·연합철강·인천제철·한국철강 등 국내 철강공장들을 자주 방문하며 종합제철소 건설 구상을 구체화하다, 지난 1968년 박태준에게 새로운 제철소 건립을 지시했다.
포항제철소 설립을 계기로 삼화제철은 무용지물이 됐다. 삼화제철은 낮은 경제성 때문에 포항제철 1고로가 준공되기 직전인 1972년부터 가동을 중단하고 모든 설비를 전기 방식으로 전환했다.

가동이 중단된 삼화제철을 지난 1973년 동국제강이 인수해 생석회 소성공장으로 활용하다 1991년에 건설회사인 대동건설에 넘겨 현재 동해시 북삼동 제철소 부지는 아파트 건설부지로 전용돼 현재 대동·부영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고철이 된 제철설비는 철거되는 과정에서 8기중 1기는 1993년 포스코에 넘겨졌다. 포스코는 이를 인수해 원형을 복원한 뒤 지난 2003년부터 포스코역사관 야외에 전시하고 있다. 남한에 건립된 용광로 중 가장 오래됐으며 지금까지 유일하게 남아 있다. 이 용광로에선 포항제철이 건립되기 전까지 하루 20t의 선철이 생산됐다.
문화재청은 국내 최초의 용광로이자, 한국 제철기술과 제철공업 발달사에 유용한 자료로서의 역사적·산업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지난 2005년 등록문화재 제217호로 지정했다. 높이 25m, 직경 3m, 중량 30t 이다.
이에앞서 송정동에 강원도내 최대 철기시대 집단거주 유적지가 있는 동해시 이기동 백두대간 더받이령(이기령)~상월산 일대에는 고대시대에 철을 1차 생산(선철)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쇠부리터’ 10여곳이 최초로 발견됐다.
이와함께 이곳에는 철광석을 달구는 연료로 사용되던 숯을 만드는 ‘숯가마터’ 20여곳, 선철을 이용해 각종 무기와 철기구를 만들던 대장간터도 5곳이상 발견된데다, 이 일대가 100호이상이 사는 대규모 철광마을이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어 최근에는 이 일대에서 일제강점기 일제가 철 수탈을 위해 철광산 운영하면서 사용했던 위한 소리개차·케이블카·기계장치·철굴·야적장 등 철수탈 흔적이 수십군데에 그대로 남아있어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보존·관리 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동해시에는 이미 지난 2011년 송정동 374-1 등 41만여㎡ 구역을 철기시대 집단 취락지로 보고 문화재 발굴조사를 실시해 대·소형 주거지와 소형유구 등 유적을 발견한 데 이어 쇠삽날·쇠화살촉·은제장신구 등 철기류 유물들도 대거 출토되면서 강원도기념물로 관리되고 있다.
고대시대부터 고려~조선시대를 거쳐 근대에 이르기까지 백두대간에서 철광석을 지표면 위에서 채취해 생산한 선철을 인근 바닷가 마을 송정동에 운반해와 각종 철기구와 무기 등을 만들어 활용했던 대단위 철기마을이 형성됐으며, 근대 들어서는 철광산을 뚫어 채광한 철광석을 인근 효가동 삼화제철소에서 선철을 생산해 전국으로 수송됐다.
최형준 동해시고대제철연구소장은 “이번 쇠부리터 등 고대~근대 철기유적의 발견은 원삼국시대부터 왕성했던 동해지역의 철기문화 연구와 고대 제철연구에 중요한 사료가 되기에 충분하다”며 “고대시대부터부터 조선시대를 거쳐 일제강점기·현대에 이르기까지 철기유적이 통합적으로 문화재로 등록돼,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테마공원화해서 후세의 역사교육을 위해 잘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인수 jintru@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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