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교정 아기' 논란 中 과학자, 황우석 전철 밟을까

이영애 기자 입력 2023. 2. 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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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세계 최초로 유전자교정 아기를 만들어 중국서 징역 3년형을 받은 허젠쿠이 전 중국남방과학기술대 교수가 지난해 4월 출소한 뒤 첫 공식 행보에 나선다.

유전자교정 아기를 만들어 연구윤리 문제로 과학계 논란을 일으킨 그가 어떤 견해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허 전 교수는 2018년 11월 세계 최초로 유전자 교정 쌍둥이 아기가 탄생했다고 발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유전자교정 아기가 태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은 물론 전 세계 과학자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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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출소 후 다음주 첫 공식 행보
허젠쿠이 전 중국 남방과학기술대 교수. 국립과학원 제공

2018년 세계 최초로 유전자교정 아기를 만들어 중국서 징역 3년형을 받은 허젠쿠이 전 중국남방과학기술대 교수가 지난해 4월 출소한 뒤 첫 공식 행보에 나선다. 유전자교정 아기를 만들어 연구윤리 문제로 과학계 논란을 일으킨 그가 어떤 견해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연구자로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배아줄기세포 연구 조작 논란을 일으킨 황우석 교수와 마찬가지로 연구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허 전 교수가 지난해 인터뷰에서 유전자교정 아기에 대해 "시기상조였다(I did it too quickly)"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으로 열리는 세미나를 통해 유전자교정을 진행하기 전에 선행됐어야 하는 문제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첫 세미나는 영국 켄트대 '글로벌 과학 및 인식론적 정의 센터' 주최로 2월 11일(현지시간) 열린다. 이어 내달 옥스퍼드대에서 에벤 커크시 호주 디킨대 교수가 주최하는 강연에도 참석한다.

허 전 교수가 과학자들과 교류하는 공식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지난해 4월 출소한 이후 처음이다. 다음주 열리는 켄트대 강연에서 그는 30~40분간 자신의 연구 계획을 발표한 뒤 중국에서 생명윤리 거버넌스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다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전문가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허 전 교수는 2018년 11월 세계 최초로 유전자 교정 쌍둥이 아기가 탄생했다고 발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로 인간 배아의 유전자를 교정했다.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에이즈·AIDS)를 유발하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용체를 제거해 에이즈에 면역이 생기도록 한 것이다. 

유전자교정 아기가 태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은 물론 전 세계 과학자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윤리적 논란뿐 아니라 의학적 절차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제니퍼 다우드나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는  "그의 실험 과정을 봤을 때 섬뜩했으며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많은 부분에서 부적절한 행위였다"고 강조했다.

중국 과학자 120명도 웨이보에 공동성명을 통해 "인간에게 직접 실험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며 "이 실험은 중국 과학계 명성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고 정부는 이번 사례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2019년 중국 법원은 그에게 불법의료행위죄로 징역 3년과 벌금을 선고했다.

허 전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4년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미래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비틀즈의 '렛잇비'를 좋아한다"며 "새로운 프로젝트로 넘어가겠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그의 연구자 복귀는 어려워보이지만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사례에 비춰볼 때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2005년 연구논문 조작 사건과 배아줄기세포 활용 윤리논란이 불거지며 서울대 교수직이 파면됐지만 현재 돼지 복제와 반려동물·가축 복제 상업 벤처 기업에서 과학적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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