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부장님은 어쩌다 22학번 의대생 됐나"…파격 도전 이유 [이슈+]

김세린 입력 2023. 2. 5. 11:38 수정 2023. 2. 5.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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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구독자 약 77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미미미누' 채널의 'N수의 신' 코너에는 '과학고와 서울대 졸업 후 직장 생활하다 의대생이 된 44살 22학번 아저씨'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른바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를 목표로 수능에 재도전하는 직장인들이 수능을 '의대고시'라고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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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학번 된 40대 부장님…인생 2막 도전
30~40대 직장인서 의대 진학 위한 'N수 열풍'
온라인으로 서로 고민 나누고 독려하기도
대기업 부장직에 일하다 의대 22학번이 된 40대 A씨. /사진=유튜브 채널 '미미미누' 화면 갈무리
얼마 전 구독자 약 77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미미미누' 채널의 'N수의 신' 코너에는 '과학고와 서울대 졸업 후 직장 생활하다 의대생이 된 44살 22학번 아저씨'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조회수 약 226만회를 기록하며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대기업에서 17년간 일하다 3년간의 도전 끝에 조선대학교 의과대학에 합격했다는 곽 모씨(45)는 "41살에 늦둥이 첫 딸이 태어나면서 돈을 모으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었다"며 "결국 수능을 봐서 전문직에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회사에 휴직계를 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30~4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의과대학 진학을 위한 'N수 열풍'이 불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른바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를 목표로 수능에 재도전하는 직장인들이 수능을 '의대고시'라고 부르고 있다. 

5일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30~40대 직장인들이 늦은 나이에 의사가 되기 위해 수능 도전에 고민 중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지난달 13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자신을 40대 공무원이라고 밝힌 A씨는 "자아실현을 이루고 싶다. 의대 졸업 후 요양병원에서 일하거나 페이닥터(월급을 받으며 봉급생활하는 의사)를 하고 싶다"며 "지금부터 3년간 공부해서 의대 입학을 시도해보려고 하는데 미친 짓이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에 누리꾼들은 "대기업 퇴사하고 의대에 간 분들 적지 않게 봤다", "은행에 다니고 있는데 나도 준비하려고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16일 유튜브 '미미미누' 채널에 올라온 '한의대 22학번이 된 고려대 법대 85학번'이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증권사를 다니다 2년간의 준비 끝에 22학번으로 동신대학교 한의예과에 합격했다는 50대 남성이 등장해 주목받았다. 이 영상에서 이 모씨(53)는 "딱히 벌어 놓은 것이 없는데 노후에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살아갈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전문직을 고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취업하지 얼마 되지 않은 사회초년생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두 달 전 한 대기업에 입사했다는 이 모씨(26)는 얼마 전 대치동 학원가 여럿을 돌며 직장인이 다닐 수 있는 의대 준비반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그는 "꿈에 그리던 직장이 생각하던 것과 다르고, 나와 잘 맞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면서 "의대를 나오면 병원 개업 등을 할 수 있으니 더 주체적인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본다"고 전했다.

실제 의약 계열의 성인 입학자 수도 급증했다. 종로학원이 한국교육개발원 교육 통계 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대학교 의약 계열의 26세 이상 성인 입학자는 2017년 130명에서 지난해 582명으로 4.5배로 늘었다.

지난해 수능 응시생 50만830명 중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은 각각 14만2303명(28.0%), 1만5488명(3.1%)으로 합한 비율은 31.1%에 달했다. 이는 1997년 33.9%를 기록한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직장인들이 '늦깎이 수험생'에 도전하는 이유로 전문직 선호 현상이 짙어졌다는 점을 꼽았다. 대치동의 한 재수학원 입시컨설팅 관계자는 "최근 안정적인 곳에 종사하는 직장인임에도 의대 입시반 등록 문의를 하러 오는 경우가 여럿 있다"며 "의료 업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보니, 이 분야가 현 직장보다 이상적일 것이라는 인식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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