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에 갇혔다 42년만에 가족 품에 돌아온 아르헨 20세 여성 산악인

박양수 2023. 2. 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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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상처가 완벽하게 아물 것 같다."

지난 1월 말 아르헨티나 산후안주 빙하에서 발견된 시신이 42년 전 사고로 사망한 마르타 에밀리아 '빠띠' 알타미라노라고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 등 현지 매체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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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6720m 세로 메르세다리오 빙하 암반 등정 중 사고로 사망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남았으나, 인상착의로 가족들 신원확인
사고 전 마르타 에밀리아 '빠띠' 알타미라노(20) 모습. [인터넷 캡처 사진]
6720m 높이의 세로 메르세다리오. [산후안 주 정부 온라인 사이트]

"그녀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상처가 완벽하게 아물 것 같다."

지난 1월 말 아르헨티나 산후안주 빙하에서 발견된 시신이 42년 전 사고로 사망한 마르타 에밀리아 '빠띠' 알타미라노라고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 등 현지 매체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직 유전자검사 결과가 남았지만, 세로 메르세다리오 지역에서 지난 40여 년 동안 여성 산악인 실종 사고가 접수가 된 적이 없어 가족들은 발견 직후 소지품과 인상 착의를 통해 그녀일 것이라고 믿었다. 사망 당시 같이 등반했던 언니 코리나는 "이제서야 동생이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다.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코리나는 현지 지역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해냈다.

1981년 3월 언니인 코리나 그리고 당시 20세였던 여동생 마르타 그리고 이탈리아 남성 산악인 이 셋은 미주대륙에서 8번째로 높고 아르헨티나에서 2번째로 높은 세로 메르세다리오(6720m)를 등정하기 위해 떠났다.

그날은 하늘이 더 없이 푸르고 맑은 날이었다. 빙하 벽의 3분의 2 정도를 지날 때쯤 찰나에 코리나는 다른 쪽에서 빙하 벽을 오르던 동생 마르타의 짧은 비명과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 순간 코리나는 마르타가 죽었다는 걸 직감했다고 했다. 그 높이에서 떨어지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리나와 지인은 서둘러서 마르타를 찾기 위해 하산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어둠에 싸여 속도를 낼 수가 없었고 밤새 움직인 이 둘은 다음 날 오전 결국 싸늘한 시신과 마주했다. 그러나 빙하의 크레바스로 인해 시신을 옮길 수가 없었다.

결국 하산해서 당국에 신고하고 전문가들과 다시 마르타의 시신을 찾으러 돌아왔을 때는 이미 온 세상이 눈에 덮여 찾을 수가 없었다.

마르타를 찾기 위해 가족들은 이듬해 산악인 지인들과 다시 그 장소로 가서 수색작업을 했으나 실패했고 이렇게 40여 년이 흘렀다.

마르타는 42년이 지나 다른 산악인들에 의해 빙하에 갇힌 채 발견되었다.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오고 모든 행정절차가 끝나면, 가족들은 시신을 고향인 투쿠만주로 운반해서 부모님과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후 화장해서 다시 세로 메르세다리오로 가서 유해를 뿌려줄 계획이다.

코리나는 "동생은 만약 산에서 죽게 된다면 유해를 멘도사주에 있는 산악인들의 무덤 또는 떨어진 지점에 뿌려달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세로 메르세다리오는 이미 동생의 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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