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면 울리는' 시청자 농락했나..결국 女女 커플 없었다 [최혜진의 혜안]

최혜진 기자 2023. 2. 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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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바라본 방송, 연예계 이슈.

여성 출연자들의 러브라인으로 화제를 모았던 웨이브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이하 '좋아하면 울리는')이 종영한 가운데 시청자를 농락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보통 연애 프로그램은 최종 커플이 될 확률이 높은 출연자들의 서사에 초점을 맞춘다.

화제에 눈이 멀어 '퀴어 커플'만 내세운 '좋아하면 울리는'은 시청자와 출연자들을 배려하지 못했고, 아쉽고도 찝찝한 결말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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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최혜진 기자] [편집자주] 최혜진 기자의 눈(眼)으로 바라본 방송, 연예계 이슈.

백장미(위), 자스민, 꽃사슴/사진=웨이브
여성 출연자들의 러브라인으로 화제를 모았던 웨이브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이하 '좋아하면 울리는')이 종영한 가운데 시청자를 농락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첫 공개된 '좋아하면 울리는'은 8명의 남녀가 혼숙하면서 사랑의 작대기를 그어가는 연애 리얼리티 예능이다.

최근에는 일반인 출연자가 등장하는 연애 프로가 많았다. 비슷한 포맷의 방송이 넘쳐나며 연애 예능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식어만 갔다. '좋아하면 울리는' 역시 그랬다. 첫 공개 이후에는 별다른 화제가 되지 못했다.

그러다 '좋아하면 울리는'이 조금씩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바로 여성 출연자간의 핑크빛이 그려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화제가 된 퀴어 커플은 자스민(이하 가명)과 백장미다. 방송 초반에서는 남성 출연자들에게 호감을 보여왔던 자스민이 중반부터 백장미에게 오묘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에 용기를 내 백장미에게 데이트를 신청하고 솔직한 감정을 표현했다.

특히 지난달 27일 공개된 12회에서는 백장미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자스민의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12회에서 자스민이 백장미에게 고백을 한 것은 두 사람의 대화 중 일부분이었다. 제작진이 자스민의 고백 장면만을 교묘히 편집해 공개한 것. 시청자가 "속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지난 3일 공개된 13회에서는 앞서 12회에서 공개된 백장미, 자스민의 대화 뒷부분이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자스민은 처음 백장미에게 호감을 가졌던 것은 맞으나, 이후 남자 출연자였던 꽃사슴에게 마음이 갔다. 자스민은 이 모든 사실을 백장미에게 고백했다. 하지만 12회에서는 이를 이야기하는 장면이 삭제되고, 백장미에게 고백하는 모습만이 담겼다. 퀴어 커플 탄생을 예상했던 일부 시청자들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최종회에서는 자스민과 꽃사슴이 서로를 선택, 최종 커플이 됐다.

/사진=웨이브
'좋아하면 울리는'은 퀴어 커플을 홍보 수단으로 이용한 셈이다. 퀴어 커플의 러브라인으로 화제가 되자 이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외 서사를 풀어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스민과 꽃사슴의 서사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 속 갑작스럽게 서로를 선택한 상황이 된 것이다.

보통 연애 프로그램은 최종 커플이 될 확률이 높은 출연자들의 서사에 초점을 맞춘다. 지난해 7월 큰 화제를 모았던 티빙 '환승연애2'만 봐도 그렇다. 최종 커플이 된 정현규와 성해은의 서사를 깊게 다뤘다. 시청자들의 바람대로 실제로 두 사람은 최종 선택에서 서로를 택했다.

사실 '좋아하면 울리는'이 다뤄야 했던 것은 동성애 커플의 핑크빛이 아닌 자스민의 감정선이어야 했다. 한 사람에게 호감을 가지다가도 여러 사람과 만나다 보면 새로운 사람에게 감정에 생기는 것은 흔한 일이다. 자스민 역시 자신에게 직진해 오는 꽃사슴에게 흔들렸고, 두 사람은 서로를 택했다.

그러나 자스민은 방송 내내 '퀴어 커플'의 주인공이어야만 했다. 꽃사슴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모습은 크게 비춰지지 않았다. 제작진이 이러한 자스민의 감정선과 꽃사슴과의 서사를 편집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자스민은 백장미에게 여지를 주고 선택은 하지 않았다는 비난도 받게 됐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성 정체성에 갇히지 않고 출연자들의 자유로운 감정선과 러브라인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호평을 모았다. 그러나 퀴어 커플의 핑크빛은 진작에 끝나 있었고, 그 끝은 여느 연애 프로와 다를 게 없었다. 화제에 눈이 멀어 '퀴어 커플'만 내세운 '좋아하면 울리는'은 시청자와 출연자들을 배려하지 못했고, 아쉽고도 찝찝한 결말을 맞았다.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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