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하루 전 불발된 미중외교회담… 올해도 '갈등' 풀기 쉽지 않다

이창규 기자 2023. 2. 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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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대립 완화' 가능성으로 국내외의 기대를 모았던 미중외교장관회담이 결국 무산됐다.

특히 우리 측에선 블링컨 장관이 중국 방문 기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 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하는 등 나름의 협력 공간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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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찰용 기구' 美 상공 비행에 블링컨 방중 전격 연기
'北핵·미사일 문제' 중국 역할 논의도 당분간 어려울 듯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대립 완화' 가능성으로 국내외의 기대를 모았던 미중외교장관회담이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 관련 논의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졌단 관측이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당초 5~6일 이틀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 친강(秦剛) 신임 외교부장과의 첫 미중외교장관회담에 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일 중국의 고고도 정찰용 기구가 미 본토 상공을 비행 중인 사실이 확인돼 미 당국이 그 대응에 나서면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도 전격 연기됐다.

중국 당국은 해당 기구가 기상관측 등 과학연구 목적의 '민간용 기구'라고 주장했으나, 미국 측은 자국의 주권과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강력 항의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 대만 관련 문제 등에선 이견을 보였지만, 양국 간 '소통 유지' 필요성엔 공감했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 계획도 이 같은 정상회담에 따른 후속조치로서 추진된 것이었다.

앞서 외신을 통해 '블링컨 장관이 방중 기간 시 주석을 직접 예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이번 방중이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 등을 통해 미중 간 격화된 패권 경쟁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특히 우리 측에선 블링컨 장관이 중국 방문 기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 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하는 등 나름의 협력 공간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연내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서프사이드 해안에서 중국의 '정찰용 기구'으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격추돼 추락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그러나 결과적으로 블링컨 장관 방중이 연기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올해도 미중 간 패권 경쟁상황이나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과 관련해 '유의미'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도 올 봄 대만을 방문 의사를 밝히는 등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블링컨 장관이 이른 시일 내에 중국을 찾긴 쉽지 않을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하나의 중국'(一個中國, '중국 대륙과 홍콩·마카오·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고, 합법적 정부 또한 오직 중국(중화인민공화국) 하나란 뜻) 원칙을 주장하는 중국은 작년에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땐 고강도 군사훈련 등을 펼치며 대응에 나섰다.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에 미중외교장관회담이 결렬된 건 양국 간 갈등과 불신이 상당히 크다는 걸 보여준다"며 "회담이 열렸더라도 미중관계 전환보다는 서로 입장을 공유하고 관계를 관리해가자는 정도에 그쳤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블링컨 장관의 방중 가능 시점에 대해 "매카시 의장이 4월에 대만을 방문한다면 그 이후가 돼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미중관계를 관리하기 위한 차원에선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너무 늦어서도 안 된다. 늦어도 6월까진 중국에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방중을 연기하면서 "현재로선 건설적 방문을 위한 여건이 좋지 않다"며 "여건이 조성될 경우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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