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결합 안 해? 다 죽자"..모자 찌른 뒤 자해한 남편

재판부 "피해자들 장기 손상될 정도로 다쳐" 징역 10년
피고인 "살해 고의가 없었다" 선처 호소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재결합을 거부하는 전처와 아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5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12부(재판장 나상훈)는 살인미수와 협박 혐의로 구속 기소된 A(50)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이혼을 앞둔 지난해 5월 27일 아내 B(46)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자 “내일 가게로 찾아가겠다. 우리 같이 좋은 세상으로 가자”는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이혼 절차가 끝난 뒤 B씨와 아들(21)이 주거지를 옮긴 뒤에도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같은 해 8월 29일 오후 10시 40분쯤 술에 취해 전처와 아들이 사는 아파트를 찾아가 재결합을 요구했다. 전처가 이를 거부하자 A씨는 “우리 다 같이 죽자”며 흉기로 복부를 한 차례 찔렀다. A씨는 범행을 말리는 아들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혔다.

A씨는 범행 직후 자해를 하고 또다시 전처를 살해하려 하다가 아들이 말려 미수에 그쳤다.

A씨는 재판부에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기각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육체적인 상처뿐만 아니라 정신적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고, 아직도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떨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장기가 손상될 정도로 크게 다쳤고, 과거에도 아내와 딸을 협박하고 다수의 폭력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김화빈 (hwa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