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인데… 인천서 더럽다고 쫓겨나는 큰기러기 [현장,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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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서식지 등 보호책 필요 지적... 계양공원사업소 “직원 교육할 것”
“사람들이 큰기러기를 자꾸 쫒아내요. 멸종 위기라던데 우리가 지켜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4일 오전 9시께 인천 서구 연희동 산 148의15 연희공원. 큰기러기 떼가 풀밭을 부리로 뒤지며 평화롭게 먹이를 찾아 먹고 있었다. 하지만 곧 공원을 관리하는 한 트럭이 굉음을 내며 인근을 지나가며 큰기러기들을 내쫒았다. 깜짝 놀란 기러기들은 ‘끼럭끼럭’ 큰 소리를 내며 우루루 하늘로 올라 다른 곳으로 멀리 날아갔다.공원 곳곳을 둘러보면 풀밭에 3~5㎝의 검은색 큰기러기떼의 배설물이 잔뜩 있었다. 배설물이 있었던 공원의 보도 곳곳은 색이 하얗게 바래있었다.
이 곳에서 만난 방덕만씨(73)는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큰기러기떼를 보는데, 자꾸 공원 관리인들이 내쫒는걸 보면 안타깝다”며 “큰기러기 배설물을 치우면 될 것을, 왜 굳이 내쫒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겨울철을 맞아 인천을 찾은 멸종위기종 2급인 큰기러기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큰기러기를 내쫒을 것이 아니라, 공원에 대체서식지를 조성하는 등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날 계양공원사업소와 인천녹색연합 등에 따르면 몸길이 85cm 정도인 대형 조류인 큰기러기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유라시아 대륙 및 아시아 북쪽에서 살다 해마다 10월에 인천을 찾아 이듬해 3월까지 머문다. 주로 연희공원을 비롯해 일대 논과 밭, 인근 야산 등에서 서식하며 번식에 앞서 먹이를 먹는다.
하지만 계양공원사업소 측은 연희공원에 큰기러기의 배설물을 치우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들을 내쫒고 있다.
장정구 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도심 외곽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큰기러기의 서식지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대체서식지가 필요하겠지만, 우선 당장은 멸종위기종 보호에 대한 교육·홍보가 시급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계양공원사업소 관계자는 “공원 청소 및 관리 직원 등이 큰기러기 등 보호종을 보호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같은 일이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박주연 기자 jennypark30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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