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일자리' 창출, 헛구호 그치지 않으려면
[편집자주]국내 고용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80만명 넘게 증가했던 취업자 수가 올해 10분의1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란 경고가 나오면서다. 양질의 고용을 위해선 경직된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국내 일자리 창출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민간 부문의 활력을 제고해야 한다. 인구 고령화에 맞춘 시니어 일자리 혁신도 필요하며 공정한 채용 기회를 가로막는 일부 기업 노조의 폐습도 막아야 한다.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는 건강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살펴봤다.
①얼어붙은 일자리… 올해 고용시장 한파 몰아친다
②민간 일자리 창출 핵심은 '노동개혁'
③"일 다운 일 없나요"… 시니어 일자리 혁신하려면
④부모가 스펙… 청년 울리는 고용세습
⑤'건강한 일자리' 창출, 헛구호 그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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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802만8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8.6%에 달했다. 2021년 670만6000명(24.6%)에서 1년 새 132만2000명 늘어 198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 15시간 미만 취업자는 역대 최다인 157만7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가운데 5.6%를 차지했다.
단시간 근로자 수가 증가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연쇄효과로 풀이된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재까지도 기업들이 정규직 고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태"라며 "대기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대응할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겠지만 소규모 업장과 제조업 등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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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근로 시간과 임금체계 개편 등 노동시장의 유연화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의 고용 부담을 줄여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전문가들은 유연성과 동시에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망이 갖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교수는 "일자리 문제는 경제 구조, 노동 시간, 임금 등 다양한 요소가 맞물려 있어 총체적인 진단과 더불어 각각의 구조적인 제약을 풀어나가는 정부의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기업이 잘 되면 파생적으로 일자리는 늘겠지만 현재 정책은 일자리의 질보다 양적인 논리에 치우친 면이 있어 균형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취업 형태가 다변화되면서 플랫폼 노동자와 특수고용노동자 등 비임금근로자와 임금근로자 사이에서 불명확한 취업 형태가 늘고 있다"면서 "현재는 임금근로자 위주로 사회안전망이 설계돼 비임금근로자는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취업 형태를 포괄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산업구조가 빠르게 변하면서 기술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 주기에 걸친 직업능력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 성인(25~64세)의 직업 관련 평생학습참여율은 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20위로 평균 이하다. 50%를 웃도는 스위스, 뉴질랜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과 비교하면 더 낮다.
채창균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대 이전 한국 청년의 역량이 OECD 평균 수준보다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인기 역량이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해외의 경우 주로 대학이 직업훈련의 기능을 하지만 국내는 영세한 기관들로 이뤄져 참여율과 교육의 질이 낮은 편이다"라고 짚었다. 이어 "일자리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정부가 기존 노동자들이 적절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업의 일자리와 잘 매칭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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