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일자리 창출 핵심은 '노동개혁'
[편집자주]국내 고용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80만명 넘게 증가했던 취업자 수가 올해 10분의1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란 경고가 나오면서다. 양질의 고용을 위해선 경직된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국내 일자리 창출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민간 부문의 활력을 제고해야 한다. 인구 고령화에 맞춘 시니어 일자리 혁신도 필요하며 공정한 채용 기회를 가로막는 일부 기업 노조의 폐습도 막아야 한다.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는 건강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살펴봤다.
①얼어붙은 일자리… 올해 고용시장 한파 몰아친다
②민간 일자리 창출 핵심은 '노동개혁'
③"일 다운 일 없나요"… 시니어 일자리 혁신하려면
④부모가 스펙… 청년 울리는 고용세습
⑤'건강한 일자리' 창출, 헛구호 그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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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일자리가 늘어나려면 기업의 활발한 투자가 바탕이 돼야 한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들 여건은 좋지 않다. 올해는 경기둔화가 심화되면서 기업들이 당초 계획했던 투자나 채용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1327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43%는 올해 국내외 투자를 모두 줄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앞서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들은 2026년까지 1000조원을 투자하고 일자리 40만개 이상을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업별 채용규모는 ▲삼성 8만명 ▲SK 5만명 ▲현대차 5만명 ▲LG 5만명 롯데 5만명 ▲포스코 2만5000명 ▲한화 2만명 등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미루거나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40만+α' 채용 계획도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올해 채용 시장이 경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1만6000명 증가한 취업자 수가 올해는 10만명 이하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재계도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이 계획대로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임영태 한국경영자총협회 고용정책팀장은 "올해 국내·외 경기 상황이 더욱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민간에서 일자리 창출이 활발하게 일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계는 민간 일자리 창출 동력을 살리기 위해선 규제 완화와 노동 개혁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한국 고용시장의 경직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 54.1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35위에 그친다.
노동유연성은 근로자 수와 임금이 경기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되는 고용·임금유연성과 인력 재배치 및 조직개편 등 기업 내부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기능유연성을 기준 정해지는데 이 점수가 주요국에 비해 낮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고용과 임금, 인력운용이 경직돼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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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정부는 기업들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세제지원 강화, 규제 완화 등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임영태 팀장은 "정부 발표처럼 민간 중심의 고용을 확대하려면 신산업 분야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규제를 완화하고 근로시간 유연화, 고용 경직성 해소 등 정부가 현재 추진하는 노동개혁이 더욱 빠르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사관계의 균형도 필요하다. 대립이 심한 한국의 노사관계 특성상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노동권에 맞는 사용자의 대항권이 필요한데 현재는 노조 중심의 정책만 강화되고 있다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한국은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맞춰 지난해 노조의 단결권, 단체행동권을 강화됐지만 사용자의 대항권에 해당하는 대체근로는 여전히 전면 금지돼 있다. 이는 파업의 장기화를 초래하는 반면 헌법에 보장된 사용자의 조업의 자유, 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지적이다.
임영태 팀장은 "대체근로가 허용이 되면 노조의 불법 파업 등이 지금보다는 줄어들고 기존의 대립·투쟁적인 노사관계가 한층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 노조의 파업 리스크를 벗어나 경영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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