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치고 세이브하고' 키움 특급 신인의 빅드림 "시도 만으로도 행복"[SSinAZ]
고교시절부터 특출났다. 3학년이었던 지난해 김건희는 투수로서 9경기 13.2이닝 평균자책점 1.32, 주로 포수로 출장하며 타자로서 16경기 타율 0.378 1홈런 9타점 OPS 1.062를 기록했다. 출전 비중을 봤을 때 프로에서는 야수로 뛸 것으로 보였지만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은 각자 다른 평가를 내렸다. 포수 김건희를 높게 평가한 스카우트도 있었고 투수로서 김건희의 잠재력이 더 뛰어나다고 보는 스카우트도 있었다. 시속 148㎞의 묵직한 공을 던지기 때문에 프로에서 투수로 뛸 경우, 향후 팀의 뒷문을 책임질 수준급 마무리로 성장한다고 내다봤다.
전체 6순위로 김건희를 지명한 키움의 선택은 ‘둘 다’였다. 현재 프로 입단 후 첫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김건희는 장재영과 함께 투수와 야수 훈련을 모두 소화한다. 남들보다 훈련량이 2배 많은데 오히려 즐겁다는 입장이다.
김건희는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에서 훈련을 마친 후 “기본적으로 초반에는 투수조에서 훈련한다. 오늘 같은 경우 투수조에서 캐치볼부터 시작했고 이후 1루수로서 수비 훈련, 그 다음에 타격 훈련을 했다. 마지막에 보강 훈련하면서 하루 일정을 마쳤다”고 밝혔다.
투수로서 목표는 마무리다. 김건희는 “아마추어 시절 선발로 많이 던져보지 않았다. 보통 1이닝 정도 막는 역할을 했다”며 “선발을 하려면 그만큼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코치님도 선발보다는 1이닝을 자신있게 막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충분히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고 해주셨다. 나 또한 중간투수로, 가능하면 마무리투수로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고 목표점을 바라봤다.
외부에서 의심의 시선을 보내는 것을 안다. 하지만 쉽게 포기할 생각은 없다. 김건희는 “사실 프로에 지명되면 투수만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단장님과 감독님, 코치님들 모두 투타겸업에 찬성해주셨다. 감독님께서 미디어를 통해 이제 내가 하기 나름이라고 하신 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하는 것을 하게 해주시니까 책임감도 갖고 캠프에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롤모델은 당연히 오타니 쇼헤이다. 이와 더불어 투수로서 정민철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 팀 선배인 안우진, 타자로서는 KT 강백호가 롤모델이다. 김건희는 “정말 투수와 타자 둘다 잘하고 싶다. 물론 성공한다는 확신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렇게 투타겸업을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두 포지션을 하니까 그만큼 야구에 대한 눈을 크게 뜰 수 있는 것 아닌가.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이렇게 할 수 있게 해주신 구단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캠프에서 투타겸업에 맞춰 훈련하는 김건희와 장재영을 두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금은 두 선수가 어떻게 훈련하는지 보는 쪽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그래도 시즌에 들어가면 투타겸업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순한 쇼가 아니다. 성공하면 최초의 전문 투타겸업 선수로 올라서는 과정이 된다. 키움과 김건희의 꿈이 이뤄진다면, 한 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린 후 9회 마무리투수로서 세이브를 올리는 진풍경이 연출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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