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전기요금만 백만원"…온풍기 끄고, 영업시간 단축

한지명 기자 2023. 2. 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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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특성상 하루 종일 문을 열어놔야 하는데. 다음 달에도 난방비가 또 오를까봐 무섭네요."

주말 오후 명동의 한 상점에서 만난 상인 김모씨는 "안 그래도 조금 전까지 직원들과 1월 난방비가 얼마나 나올지 얘기하고 있었다"고 한숨지었다.

이곳의 한 달 전기료는 월평균 80만원이다.

천장에 달린 온풍기는 출입구 쪽 한두 곳만 작동되고 있을 뿐, 전원이 꺼진 곳이 부지기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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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전기요금에 자영업자 '난방비 폭탄' 걱정
공공요금 인상 예정된 수순, 일방적 감내는 부당
전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진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찾은 시민들이 방한 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3.1.24/뉴스1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가게 특성상 하루 종일 문을 열어놔야 하는데…. 다음 달에도 난방비가 또 오를까봐 무섭네요."

주말 오후 명동의 한 상점에서 만난 상인 김모씨는 "안 그래도 조금 전까지 직원들과 1월 난방비가 얼마나 나올지 얘기하고 있었다"고 한숨지었다.

김씨가 운영하는 점포는 99.1㎡(30평) 남짓. 이곳의 한 달 전기료는 월평균 80만원이다. 하지만 지난달 전기 요금이 약100만원으로 오르면서 부담도 커졌다.

김씨는 "명동 상권에서 코로나19를 겨우 버텼는데 물가도 오르고 가스요금까지 오르면 앞으로 어떻게 장사를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새해 첫 달 공공요금 인상에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는 1년 전보다 28.3% 급등했다. 별도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서울 최저 기온은 영하 5도. 지난달 가스 요금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가 1월 계속된 한파 영향으로 난방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난방비폭탄'을 맞았다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명동에서 만난 대부분의 상점은 난방을 켜놓은 채 영업하는 '개문난방'을 하고 있었지만 점포 안으로 들어가면 대부분의 난방기는 꺼져있는 상태였다.

카페나 식당도 마찬가지였다. 천장에 달린 온풍기는 출입구 쪽 한두 곳만 작동되고 있을 뿐, 전원이 꺼진 곳이 부지기수였다. 종종 출입문에 에어커튼을 치는 곳도 있었다.

상점 내부의 상인들은 패딩조끼부터 두툼한 겉옷을 입고 일을 하고 있었다.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난방비가 무서워 온풍기를 틀 수가 없다"며 "외풍을 막기 위해 출입구 쪽에만 켜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한 카페에서 천장의 온풍기를 꺼 놓은 모습.ⓒ News1 한지명 기자

전기요금 인상 소식에 편의점 점주들의 고민도 커졌다. 종로에서 33㎡(10평) 정도의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1월 전기요금이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올랐다.

본사가 상생 지원안으로 내세웠던 전기료 지원도 지난해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편의점은 24시간 운영되어야 하는데 공공요금 인상에 막막할 따름"이라고 했다.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사업장도 있다. 서울 강남 신사동에서 지하1층, 지상3층 카페를 운영하는 전씨의 경우 얼마 전부터 영업시간을 오후 11시에서 10시로 1시간 앞당겼다.

이 카페의 전기료는 평균 300만~400만원 정도. 올해 1월 전기료는 전달 대비 10% 정도 가격이 올랐다고 했다. 한 달 매출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5~6% 정도다.

전문가는 공공요금 인상은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감내해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와 경기침체 상황에서 공공요금 인상은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어려운 자영업자가 많아지면서 생계에 부담이 크다. 무조건 감내하기보다 정부 지원 확대로 부담을 나눠 가야 한다"고 말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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