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살면 정말 암에 잘 걸릴까? [세계 암의 날]

임태균 2023. 2. 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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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암등록통계로 보는 2020년 암환자 발생현황
지역간 암 발생률 격차는 평균 54.6명…감소추세↑
2014~2018년 모든 암의 조발생률은 부산이 10만명 당 525.9명으로 가장 높았다. 디자인=뉴미디어영상부

도시에서는 암에 더 잘 걸릴까?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암 치료가 정말 어려울까? 이에 대한 답을 알 수 있는 ‘지역별 암발생통계’가 2022년 12월28일 발표됐다. 2009∼2013년 통계를 담은 2016년 첫 발표 이후 두번째로, 2014~2018년 동안 발생한 시군구별 암발생 통계를 담고 있다. ‘세계 암의 날’을 맞아 전문가들의 의견과 함께 주요 24개 암종에 지역간 암 발생률 차이와 추세변화를 살펴본다. 

◆ 암 발생률, 부산과 울릉군이 가장 높았다?=2014~2018년 모든 암의 조발생률은 전국 기준 10만명당 502.6명으로 나타났다. 시・도에서는 부산이 525.9명으로 가장 높고, 제주가 480.5명으로 가장 낮았다. 시군구별 암 발생률은 경북 울릉군이 562.4명으로 가장 높고, 강원 횡성군이 436.6명으로 가장 낮았다. 조발생률은 특정 인구수 대비 발생률을 뜻한다. 

암종별로 따졌을 때 위암은 충남‧대전, 대장암은 충북‧인천, 폐암은 세종‧충북‧울산, 갑상선암은 대구‧부산, 여성 유방암은 서울‧경기에서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간암은 전남‧경남, 전립선암은 제주‧세종, 자궁경부암은 대구‧부산‧경북 등에서 높았다.

시군구별 암 발생률 상위 20% 평균과 하위 20% 평균의 차이를 뜻하는 격차는 54.6명으로 나타났다. 2009~2013년 나타난 81.1명 대비 26.5명가량 줄어든 수치다. 여성 유방암이 35.0명으로 가장 크고 자궁경부암이 8.2명으로 가장 작았다. 

주요 암종별 발생률의 시군구간 격차는 갑상선암‧위암‧전립선암‧간암‧대장암‧폐암‧자궁경부암에서 감소했고, 여성 유방암에서는 감소하지 않았다.

이전 5년(2009~2013년) 대비 2014~2018년 시군구별 모든 암 발생률 변화. 자료제공=중앙암등록본부

◆ 거주환경과 특정 암 유발의 상관관계?=다만 이와 같은 지역간 통계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특히 암환자의 주소지는 암 진단 당시 주민등록주소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주소지와 환자가 실제로 오래 거주한 지역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또 암종별 위험요인과 암발생 사이의 유도기간(Induction period)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유도기간은 질환의 원인이 작용해 뚜렷한 증상이 시작할 때까지 기간을 뜻한다.

무엇보다 인구수의 차이로 인해 시군구별 암발생통계는 전국 단위 암발생통계에 비해 시기별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국립암센터 측 관계자는 “특히 암 발생은 흡연‧감염‧유전적 요인 등의 개별적 요인에 의해 받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며 “특정 지역의 암 발생률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지역의 거주환경이 특정 암 유발에 영향을 준다는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도출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 정부, 12개 지역암센터 지정·지원=2009~2013년 대비 2014~2018년의 지역간 격차가 줄어든 것은 ‘암관리종합계획’에 근거해 농촌지역 암환자 관리를 강화하고 지방에서도 항암제와 신약 치료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는 ▲발암요인관리사업 ▲호스피스·완화의료사업 ▲암생존자통합지지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농촌지역 암환자를 위해 2004년부터 12개 지역암센터를 지정해 지원하는 ‘지역암센터지원사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임정수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은 “암환자들이 수도권 대학병원 암센터를 많이 찾는 이유 가운데 가장 큰 점은 ‘첫 항암제 치료’가 지방에서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수도권 이외 지역에는 항암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을 수용할 시설이 부족하고, 비상상황과 경과를 살필 수 있는 항암치료 전문의료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암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암 관리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암 연구지원을 통해 지역 환자에게도 신약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강조했다.

임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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