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찾은 교황 "권력남용·폭력·불의에 맞서 목소리 내야"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아프리카 순방차 남수단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폭력·권력 남용·불의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주바에 있는 성 테레사 성당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는 국민을 위해 중재하고, 불의와 권력 남용, 사욕을 채우기 위한 폭력에 맞서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지 주교, 사제, 수녀 등 종교인들에게 "불의로 인한 고통 앞에서 우리는 중립을 지킬 수 없다"며 "전쟁, 증오, 폭력과 가난으로 상처 입은 이 땅에서 신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무고한 피로 물든 백나일강을 보며 우리는 사역할 수 없다"면서 "사회적 명성을 얻기 위한 종교적 삶을 살지 말고, 국민을 섬기고 그들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조혼과 성폭력으로 고통받는 남수단의 여성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날 남수단에 도착한 교황은 영국 성공회 수장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총회 의장 이언 그린쉴즈 목사와 함께 평화의 순례에 돌입했다.
캔터베리 대주교와 그린쉴즈 목사는 이날 난민촌을 찾아 내전으로 고통받는 남수단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황 집전 미사는 오는 5일 오전 주바 시내 독립운동가 존 가랑 묘역에서 진행된다. 외신들은 미사에 약 5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故) 이태석 신부가 생전 의료봉사를 하며 제자들을 길러낸 것으로 잘 알려진 남수단은 석유 자원이 풍부하지만, 국민은 오랜 내전으로 고통받았다.
내전은 2013년 키르 대통령이 당시 부통령이던 마차르를 쿠데타 모의 세력으로 지목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키르 대통령 지지자들과 마차르 추종자들의 무력 충돌로 약 40만 명이 사망했고, 수백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2018년 에티오피아의 중재로 평화협정을 맺은 양측은 2년간의 협상 끝에 2020년 2월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대통령의 명령을 받는 정부군과 부통령을 따르는 군인들이 충돌하면서 심각한 내전 재발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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