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6년만에 대규모 '장외투쟁'…국민의힘 "방탄 올인" 비판

장세훈 기자 2023. 2. 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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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6년만에 ‘장외투쟁’…“檢독재정권, 국민이 심판할 것”
서울 한복판서 ‘尹정권 규탄대회’…동원령에 의원만 100여명 집결
‘김건희 특검·이상민 파면’ 구호…이재명 “민생 짓밟지 마라”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4일 서울 한복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서 ‘윤석열 정권’에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이 국회 밖에서 ‘장외 투쟁’을 벌인 것은 2016∼2017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운동’ 이후 약 6년 만이다.

이날 집회는 윤석열 정부 들어 민주당의 첫 장외투쟁이기도 하다.

민주당 지도부가 사실상 ‘동원령’을 내렸던 만큼 이날 집회가 열린 서울 숭례문 앞은 본행사 시작(오후 4시) 한 시간여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은 총출동했고, 육안으로 확인된 현역 의원들만 100명에 육박했다.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민주당 당원 및 지지자들이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에 원외지역장과 중앙당·지역위 당직자, 당원들까지 가세했다. 또한 인근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제’ 인파까지 합류하면서 무대 앞은 금세 2만명(경찰 추산)으로 불었다. 민주당 추산 인원은 30만 명이었다.

이에 맞서 인근에서는 보수단체들도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이재명 구속” 등을 외치는 한편 이 대표의 이름을 적시하며 “감방가자” 등 자극적인 문구의 플래카드를 들고 ‘맞불’을 놨다.

민주당이 내건 집회 명칭은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였다.

무대에 선 지도부는 ‘민생파탄 못 살겠다’, ‘검사독재 규탄한다’ 등의 문구가 쓰인 팻말을 들고 흔들었다.

무대 밑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윤석열을 구속하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고, ‘이재명 지켜’, ‘검건희(검찰+김건희)를 특검하라’는 피켓도 눈에 띄었다.

본행사는 최고위원들의 릴레이 규탄 발언으로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정부 규탄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장경태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언급하며 “저는 (김 여사를 향한 빈곤 포르노 발언으로) 대통령실의 고발 1호가 됐다. 김건희 여사님 저와 함께 수사받으시겠습니까”라고 외쳤다.

임선숙 최고위원은 “민생이 이렇게 파탄 났는데 윤석열 정권은 아무런 대책도 없다”며 “이 정권은 ‘뻔대기’(뻔뻔하고 대책없고 기가막힌다) 정권을 넘어, 구질구질한 구데기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금 전 정부 인사와 관련한 수사가 너무 많다. 1건당 100명의 사람이 조사를 받는다”며 “우리는 오늘 누군가 한 사람을 구하려 모인 것은 아니다.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구하고, 우리 자신을 구하자”고 했다.

‘김건희 특검’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도 재차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월 임시국회에서 김건희 특검은 반드시 관철하겠다”며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이 반대하더라도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 주자로 무대에 올라 20분간 연설했다.

인근 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제’에 다녀오느라 검은색 정장과 검정 넥타이 차림이었다.

그는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에 경고한다. 이재명은 짓밟아도 민생을 짓밟지는 말라”며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갔던 길을 선택하지 말라. 국민의 처절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당 지도부가 오는 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이상민 파면’ 촉구도 잇따랐다.

우상호 국정조사 특위위원장은 “윤 대통령은 국민을 지키지 못했으면서 이 장관만 지키는 데는 혈안이 됐다”며 “150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들이 숨졌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반드시 책임을 물어서 이 장관을 자리에서 내려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국민의힘은 4일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민생을 포기한 것이라며 맹공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방탄에 올인하는 동안 국정은 발목 잡혀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국민보고대회는 국민포기대회”라고 밝혔다.

양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민주당의 비판에 대해 “대표 개인의 과거 시절 불법과 비리를 밝히는 것에 취임 1년도 안 된 대통령을 향해 독재, 폭주라니 가당키나 한 말인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방탄 장외투쟁을 중단하고 ‘이재명 살리기’가 아닌, ‘민생 살리기’의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해 국민을 만나겠다고 한다”면서 “마치 마음이 돌아선 애인을 찾아 탈영한 병사를 보는 것 같다. 국민의 마음은 돌아선 지 이미 오래”라고 쏘아붙였다.

장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를 뒤집겠다는 어처구니없는 광분에 국민들의 속만 뒤집어졌다”며 “오늘 길거리를 덮은 파란색이 국민들 눈에는 검은색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쏘아붙였다.

당권주자들도 SNS 등을 통해 가세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재명 대표 개인 비리에 대해 민주주의 수호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민주당이 아스팔트 좌파로 극단화될수록 국민은 민주당으로부터 등을 돌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어떠한 명분도 없다”며 “이미 국회에서도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을 마비시킬 정도로 정치공세를 퍼부었다. 그것도 모자라 나라 전체를 마비시키려 한다면 국민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상현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이 장외투쟁에 나섰다”며 “어제 조국 전 장관 유죄 판결이 나오자 지지자들이 ‘조국은 무죄다’ ‘조국 수호’를 외쳤다던데, 오늘 또다시 ‘이재명은 무죄다’ ‘이재명 수호’를 외치려는 것이냐”고 포문을 열었다.

김기현 의원도 같은날 “당대표 한 사람의 개인 형사사건에 공당(公黨)의 모든 인력과 자원이 총동원돼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내 상식으로는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비리 수사를 막겠다고 우르르 몰려가 ‘범죄공동체’를 자처해야 하는 괴이하기 짝히 없는 현실”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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