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투쟁' 선 李 "이재명 짓밟아도 민생 짓밟지 말라"

박세인 2023. 2. 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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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박근혜 길 선택 말라… 심판 있을 것"
"정치 자리 폭력적 지배 차지" 尹 정부 비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무대에 올라 정부 규탄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년만에 열린 민주당의 '장외 투쟁'에서 "이재명은 짓밟아도 민생을 짓밟지는 말라"며 윤석열 정권에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 출범 9개월이 지난 지금, 짧은 시간에 상상도 못할 퇴행과 퇴보가 이뤄졌다"며 "질식하는 민주주의를 우리가 나서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신 물러간 자리에 검사독재 또아리”

이 대표는 4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민생파탄·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에 경고한다. 국민을 아프게 하지 말라. 이재명을 부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말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를 향해 “국민도, 나라도, 정권도 불행해지는 길, 몰락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갔던 길을 선택하지 말라”며 “국민의 처절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목숨 바쳐 만든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며 윤석열 정권을 ‘검사독재정권’으로 규정했다. 그는 “유신독재정권 물러간 자리에 검사독재정권이 다시 또아리를 틀고 있다. 유신 사무관 대신에 검찰이 국가 요직을 차지하고, 군인 총칼 대신에 검찰 영장이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정치의 자리를 폭력적 지배가 차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모든 것이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 전장에서 졌는데 삼족을 멸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하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위로삼겠다”며 “국민의 피눈물에, 그 고통에 비한다면 제가 겪는 고통이 무슨 대수겠냐”고 말했다.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역사적 소명을 뼈에 새기고, 어떤 핍박도 의연하게 맞서고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잊지 않겠다”며 “이나라의 민주주의를 만들어왔고, 이나라를 책임져야 할 민주당과 함께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민생 문제와 관련해서는 “난방비 폭탄이 날아들고 전기요금도, 교통비도, 대출 이자도오른다. 점심값도 천정부지인데 월급봉투만 얇아진다”며 “국민은 허리가 부러질 지경인데 은행과 정유사는 잭팟을 터뜨리고 수익을 나누는 파티를 즐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정권은 재정이 부족하다고 서민 지원예산을 삭감하고 공공요금을 올리는데, 재정이 부족하다면서 부자들 세금은 왜 그렇게 깎아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민생파탄-검사독재 규탄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건희 특검·이상민 문책” 반드시 하겠다

이 대표의 연설 전에는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각종 태스크포스(TF)를 맡은 주요 의원들이 검찰 수사와 이태원 참사, 민생 등 윤석열 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2월 임시국회에서 민생 대책과 반드시 해야 할 게 두가지가 있다”며 “국민의힘이, 정부가, 윤 대통령이 반대해도 반드시 김건희 특검을 관철하고,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물어 반드시 이상민 장관을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물가 등 민생 문제를 지적하면서는 “민생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일념으로 민생위기 긴급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다양한 민생 대책을 내놓았지만 정부와 여당은 묵묵부답”이라며 “반드시 추경을 편성하고, 국민의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도록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및 의원 등이 4일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은 송기헌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내용을 설명하면서 “김 여사가 200번 넘게 범죄사실에 등장하고, 1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얻었는데 왜 수사를 하지 않고 있느냐”며 “특검으로 수사를 확실히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위원장을 맡은 우상호 의원은 “윤 대통령은 국민은 지키지 못했으면서 이상민 지키기에만 혈안이 돼있다. 150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이 숨져갔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이런 나라가 어디있느냐”며 “이 장관은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는 당 지도부 포함 100명이 넘는 의원들과 당원, 시민들이 참석해 '민생파탄 못살겠다' '검사독재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찰 추산 10만 명, 주최측 추산 30만 명이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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