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분향소 찾은 이재명 "정부가 유족 투사로 만들어"

2023. 2. 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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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대표 발언]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대회에 야당 대표들 참석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4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에는 주요 야당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유가족을 위로하는 한편, 유가족의 3대 요구안인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사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진상조사기구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 등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발언을 요약 정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랑하는 가족이 서울 한복판 이태원에서 차갑게 생을 마감한 그날 이후 유족들의 시간은 멈췄다. 159개의 우주, 159개의 세상이 사라진 그 슬픔과 고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뿐.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보내지 못해 아직도 사망신고를 하지 못했다는 유족이 계신다. 지금도 딸에게 카톡 문자를 보내고 있다는 어머니, 꿈에서라도 자식을 보고 싶어 영정을 끌어안고 주무시는 아버지도 계신다.

그러나 국가권력은 유족들의 상처를 철저히 짓밟았다. 대통령의 사과, 성역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유족의 이 당연하고 간절한 바람을 철저히 묵살했다. 참사 이전에도 참사 당시에도, 지금까지도 국가 책임은 실종됐다. 심지어 오늘 희생자를 기릴 자그만 공간을 내달라는 유족들의 이 자그마한 염원조차 서울시는 매몰차게 거절했다. 평범한 유족을 투사로 만드는 이 정권의 무책임하고 비정한 행태에 분노한다.

희생자와 유족, 모든 국민에게 평범한 주말이 되어야 했던 2022년 10월 29일을 고통으로 만든 그 책임을 반드시 묻고 진실을 밝히겠다. 여기서 우리와 함께 하고 있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면서 유족께 위로의 말씀 드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이정미 대표

윤석열 대통령님, 오세운 서울시장님. 이곳을 메운 경찰기동대를 보라. 이들은 10월 29일 이태원에 있었어야 했다.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바로 이곳에 꽃한송이 들고 와서 유족에게 무릎꿇고 사죄하시라.

159명의 생때같은 목숨 사라진지 100일이 지났음에도 책임자들의 교활한 변명과 발뺌은 여전하다. 대통령은 단 한 차례도 유족을 만나지 않았고 사과도 없다. 강자들은 너무 쉽게 책임을 모면하려 한다. 이상민 장관은 그 모든 거짓과 위선을 쏟아내고도 수많은 권력자의 비호하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약자들은 너무 쉽게 위기에 버려지고 있다. 그날 6시 34분을 시작으로 버려진 모든 구조요청은 권력자에게는 한없이 뒤로 미뤄도 좋은 하찮은 요구였다. (이태원 참사는 따라서) 한국 사회를 그대로 빼닮은 참사다. 어떤 우연적 상황의 재난이라도 반드시 방어해야 할 국가권력이 구조에 실패한 분명한 인재인데도 정부는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국회가, 바로 이 정의당이 이 모든 일을 유가족의 심정만큼 제대로 해결하려 했는가, 제대로 싸워왔는가 스스로 돌아본다. 100일 추모식을 위해 열린 광장을 가로막고 유가족 손을 잡아야 할 권력이 먼저 내민 손조차 뿌리치는 이 현실 바로잡지 못했다.

국민의 행정과 안전을 책임질 능력없는 행안부 장관, 권력에 걸맞은 책임을 지느니 차라리 사람 도리를 포기하기로 한 이상민 장관은 즉각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회피한다면 국회가 나서서 그 일을 행해야 한다. 대통령이 책임을 회피하면 국회가 이상민 장관 끌어내려야 한다.

강자들은 사과를 거부하며 우리 모두가 시간이 지나면 잊을 것이라고, 또다시 그놈이 그놈인 정치에서 시민이 그놈을 선택할 수밖에 없으리라고 믿고 있다. 그 나쁜 정치에 맞설 피해자와 유족, 그리고 대한민국의 평화와 일상을 원하는 시민의 마지막 무기는 기억이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2022년 10월 29일부터 오늘까지 100일에 가까운 시간 흘렀다. 내일이면 정말 100일이다. 연애나 돌잔치처럼 웃을 일에서만 100일을 세는 줄 알았다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이야기가 오늘 아침 집을 나서먼서 다시 떠올랐다.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이 얼마나 가슴을 에는 고통에서 살아오셨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 이 추모제를 위해 단 하나의 공간도 내줄 수 없다며 광화문광장 사용을 불허했다. 이에 유가족과 국민들은 서울시청 앞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향소를 설치했다. 서울시청사, 정부서울청사 바로 코앞에서 우리 국민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기억하고 추모할 것. 지금껏 어떻게든 이태원 참사를 기억에서 지우고 가려버리려 하는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시장이 유가족이 설치한 분향소를 보면서 제발 단 한 줌의 양심의 가책이라도 느끼면 좋겠다.

지난 월요일에 국정조사특위 결과보고서가 본회의를 통과했다. 참사 94일만에 미력하나마 참사 책임이 국가에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첫 순간이다. 이 결과보고서에 이상민 장관 즉각 파면, 참사책임자에 대한 책임있는 인사조치도 포함됐다. 이제 다시 국회가 역할을 시작해야 할 때다. 지금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민주당, 정의당과 함께 이태원참사특별법, 이상민 장관 탄핵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나도원 노동당 대표

언제나 현장에서, 최전선에서 투쟁하는 노동당 당원들을 대표해 여러분께 인사드린다. 저는 100일을 맞아 백마디 말보다 여러분께 100초간 침묵과 기억을 제안한다. 온전한 추모를 허락하지 않는 시대지만 여러분 100초간만 그분들 기억하자. (묵념 후) 100초가 이렇게 긴데, 100일간 유가족 마음은 얼마나 아팠겠나.

녹색당 김예원 공동대표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안전한 사회를 약속했지만 또 한 번의 대규모 인명참사를 피하지 못했다. 참사 100일 앞둔 지금, 갈수록 엄혹해지는 현실이지만 그저 안타까워할 수는 없다.

죽음을 대하는 자세는 곧 인간과 생명을 대하는 자세다. 유가족을 대하는 정부와 여당의 태도는 어땠나. 국정조사가 55일간 이뤄졌지만 구조적 원인 파악에 이르지 못했다. 900쪽이 넘는 보고서 내용은 그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미 알려진 내용의 번복이었다. 국조에 출석한 이들이 거짓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조사가 부족한채로 마무리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까지도 무거운 마음으로 반성하고 유족 주장에 따라 책임을 다해야 마땅하다.

오늘 이 자리에 국가 부재를 메워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모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돌아가신 피해자들과 아직 고통받는 생존자와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하기를 촉구한다. 이 모든 책임을 무겁게 져야 할 이상민 장관의 사퇴도 요구한다. 녹색당은 유족 진상규명 요구에 연대하며 독립 조사 기구 설치해 진상규명하도록 목소리 높이겠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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