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 외식 줄여, 저축 못해.. ‘로또 당첨’ 아닌 한 “모아야”

제주방송 김지훈 2023. 2. 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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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브레인, 전국 성인 남녀 1,000명 설문조사 결과
외식비 > 대출이자 > 차량유지비 부담 늘어날 것
경제적 어려움 증가.. 63.2% “저축조차 힘들어”
전체 11.5%, 앞으로 만족할 수준 소득 증대 기대
’부’에 대한 열망↔가능성 희박.. 물질만능주의 팽배
부동산 투자 기대감 하락.. 20대, 안전자산 관심↑


코로나19에 위축됐던 일상회복이 완연해졌다지만, 워낙 경기 침체가 심화된데다 자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를 통한 단기간 성공에 대한 기대감은 현저하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 상황, 고금리 추이가 팽배한 가운데 소비·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모습입니다.

너도 나도 ‘부’에 대한 압도적인 욕망은 갖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반전을 꾀하기 어렵단 회의감이 짙고, 대다수 연령대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된 영향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천정부지 치솟는 물가와 거듭된 금리 인상은 외식비와 대출 이자 상환 부담으로 나타났고 ‘먹고’ ‘입는’ 생활비를 줄이는데서 해법을 찾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7일부터 20일 실시한 ‘2023 소비 생활 전망’ 관련 조사 결과입니다.

누구는 한 푼 저축도 못할 상황이지만, 더 벌고 경제상황이 나은 사람일수록 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습니다.

한 쪽에선 돈에 따라 가치관이 좌우되는 물질만능주의 우려까지 고개를 들면서 보다 근본적인 고민들도 뒤따라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출 부담 '외식비' 가장 커.. 대출이자 > 차량 유지비 등

지난 한 해 가장 지출 부담이 컸던 분야로 외식비(47%)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이어 대출이자(31.8%), 차량 유지비(31.8%)에 대한 응답이 많았는데, 그만큼 올해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로 외식비(36.8%), 대출이자(33.1%), 차량 유지비(28.4%) 비중이 컸습니다.

고물가·고금리 상황 속에 생활비 항목의 지출 부담이 가중되면서 외식비(44.2%)와 의류( 31.7%), 모임(29.6%) 등 지출을 우선 줄이겠다는 태도 역시 이같은 맥락의 연장선으로 풀이됩니다.

개인 의지로 비교적 소비 폭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항목들부터 아껴보겠다는 태도로도 해석됩니다.

특히 40대에서 외식비를 줄이겠다는 비중이 높았습니다. 다음 50대(46.4%), 30대(46%), 20대(33.6%)로, 나머지 연령대도 30~40%대 수준을 보였습니다.


■  “저축도 힘들었던 한 해” 63.2%.. 소득 더 줄어들 듯

전체 응답자의 52.8%, 절반 이상이 지난 한 해 경제적 어려움이 증가했다고 호소했습니다.

예년 조사들과 비교해 작년 경제 상황이 특히 좋지 않았다고 답했는데,  2017년(49.8%)보다 2018년(48.4%), 이어 다소 주춤하다 싶더니 2020년(47.2%)보다 체감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한층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적 어려움은 저축에 대한 인식으로 반영돼, 한 해 동안 저축조차 힘들었다(63.2%, 동의율)는 인식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비관적 태도가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올해도 경제적 어려움이 증가할 것(43.6%)이라며 앞으로도 저축이 어려울 것 같다(36.3%)는 인식이 적잖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질소득 “더 줄어들 것”.. 더 벌수록 소득 증가 ‘낙관’

가계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감은 위축세로 나타났습니다.

가계소득에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전망이 예년과 비슷한 43.4%인데, 실제 소비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실질소득이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강했습니다.

고물가 상황으로 적극적인 소비 활동이 제한되면서 실제 쓸 돈이 줄어드는게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소득, 경제적 입지에 따라 입장은 엇갈렸습니다. 

스스로 경제 수준을 높게 평가한 응답자일수록 올해 소득 증가를 낙관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중상층 이상이 44.3%, 중간층은 36.3%, 중하층 31.9%, 하층 20.9%입니다.


‘부’는 원하지만 현실성 희박.. ‘물질만능주의’ 심화 우려

만족할 만한 소득 창출에 대한 기대감 역시 저조했습니다.

전체 응답자 11.5%만이 충분히 부를 쌓을 수 있다고 낙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9년 8%, 2020년 10.7%였던데 비해선 늘었지만, 유의미한 수치는 아닌 것으로 엠브레인 측은 분석했습니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6명(55.7%)이 충분한 돈을 벌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단정할 만큼 부의 창출에 대한 기대 자체가 현저히 낮았습니다.

엠브레인 측은 “로또에 당첨되지 않는 이상 현재 수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생각이 과반 이상, 돈이 있어야 주식 투자를 할수 있다면서, 부가 수입을 위해선 일할 생각이라는 응답이 많았다”며 “충분한 돈만 있다면 노동 자체를 하고 싶지 않고, 돈이 되지 않는 일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평가 역시 적잖아,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수록 물질만능주의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조심스레 전망했습니다.

“연말 연시 경제 이슈 관심” 49.2%

지난 2020년과 비교해 경제 정보나 전망에 대한 관심은 소폭 늘었습니다.

49.2%는 연말 연초, 경제 전망 관련 정보를 찾아 듣거나 보는 편이라면서 원하는 수준의 경제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서 공부한다는 응답은 2020년(35.4%)보다 늘어난 38.5%로 나타났습니다.

스스로 경제 수준을 높게 평가한 응답자일수록 경제 관련 정보에 관심이 많은 편으로 조사됐습니다.


부동산 침체.. 자산 유지 혹은 절약에서 해법

재태크 전략은, 적극적 투자를 통한 자산 증식(23.6%)보다 기존 자산의 유지나 절약(44.2%)을 우선 고수하려는 태도가 강했습니다.

10년 후 수익이 가장 높을 것 같은 투자 형태를 묻는 질문에 대해 주식·펀드 투자, 정기예금·저축에 대한 수익률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20대가 29.6%로, 응답자 3명 중 1명꼴로 정기예금과 적금 투자에 강한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50대 19.2%, 40대 17.6%, 30대 15.6% 순입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게 낮아진게, 이같은 투자 트렌드 변화를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엠브레인 측는 “개인의 경제적 여유에 따른 사회 전반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결과들”이라며 “대다수가 부자가 되거나, 우리 사회의 중산층으로 살고 싶다는 욕망은 갖고 있지만 정작 현재 여건에선 반전이 힘들다는 인식이 강해, 늦더라도 현실적이고 안전지향적인 부의 축적으로 젊은 층 관심이 전환되는 추세”라고 해석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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