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해킹 프로페셔널 타입S 키보드 사용해보니 [백문이 불여IT견]

김대은 기자(dan@mk.co.kr) 2023. 2. 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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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해킹 프로페셔널 타입S 스노우
지난해 10월, 일본의 PC 주변기기 제조업체 PFU는 신제품인 ‘해피해킹 프로페셔널 타입S 스노우’를 출시했다. 해피해킹은 일본의 유명 키보드 브랜드로, 레오폴드·리얼포스 등과 함께 전 세계적인 키보드 브랜드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근래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기계식 키보드가 유행하기 시작하며 국내외 여러 업체들이 10만 원 내외의 고급 키보드를 내놓고 있다. 그런데 해피해킹 키보드는 고급 키보드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기계식 키보드’가 아닌 ‘무접점 키보드’라는 다소 특이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무접점 키보드는 기계식 키보드와는 달리 물리적 접촉이 아닌 전기적 신호를 통해 눌림을 인식한다. 독특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키보드를 많이 사용하는 작가·개발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심지어 과거 일본 제품 불매운동 사이트를 만든 개발자도 키보드만큼은 해피해킹 것을 사용했을 정도다.

맥 사용자에 맞게 스위치를 조정한 모습.
제품을 사용하기 전에는 먼저 뒷면의 덮개를 열어 본인이 사용하는 환경에 맞게 스위치를 조작해야 한다. 윈도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1번 스위치를, 맥(Mac)을 사용한다면 2번 스위치를 위로 올려야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무선 키보드이기 때문에 별도의 배터리가 필요하다. 제품 윗면에 AA 크기 배터리를 2개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구입 시 일제 배터리 2개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기본적으로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컴퓨터·스마트폰 등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고, 원하는 경우 상단의 USB-C 단자를 통해 유선 연결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제품 구성품에 유선 연결을 위한 케이블은 포함돼 있지 않다.

제품 상단에 배터리를 넣을 수 있는 공간과 USB-C 단자가 마련돼 있다.
키보드 배열은 다른 어느 제품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 왼쪽 아래의 컨트롤(control)키는 캡스락(Caps Lock)이 있는 곳으로 옮겨졌고, 오른쪽 아래의 방향키는 아예 없애버렸다.

대신에 우측 시프트(shift) 옆에 있는 펑션(fn) 키로 대부분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펑션을 누른 상태로 다른 키를 눌러 방향키를 조작하거나, 사라진 캡스락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맥을 사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한/영 변환을 하기 위해 반드시 캡스락이 필요하다.

이처럼 키보드 배열을 독특하게 만든 이유는 작업 시 두 손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가령 일반적인 키보드를 사용할 때는 글을 복사/붙여넣기하기 위해 오른손을 움직여 방향키를 조작하고 왼손을 움직여 컨트롤+C/V를 누르게 된다. 하지만 해피해킹 키보드로는 똑같은 키를 누르더라도 손을 움직이는 거리가 매우 짧아진다.

Esc, Control키의 키캡을 교체한 모습.
물론 단점도 있다. 첫째는 매우 비싼 가격이다. 해피해킹 키보드의 공식적인 가격은 3만 6000엔이다. 한국으로의 공식 수입은 몇 년 전에 중단됐으니 직접 일본에서 구입해야 하는데, 이런저런 비용을 모두 합치고 나면 40만 원 정도가 든다.

독특한 키 배열 탓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물결표(~)를 사용하려다 실수로 Esc를 누른다든지, 백스페이스(backspace)와 딜리트(del)의 위치를 서로 혼동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방향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펑션키를 누른 채로 근처의 다른 키를 눌러야 하는데, 정작 개발자들은 H·J·K·L로 방향키를 대신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 이것이 과연 전문가용 키보드가 맞느냐는 불만도 나온다.

국내에 공식 출시되지 않은 만큼 국내 이용자를 위한 맞춤 지원도 되지 않는다. 키에 한국어가 각인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불량품이 오거나 사용 중 고장이 나더라도 수리할 방법이 없다. 유일한 방법이라고는 직접 일본에 가서 수리받아 오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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