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의 특별한 도서관…‘휴먼북 라이브러리’ [로컬이슈]

유창재 기자 2023. 2. 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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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지혜·지식의 보고… 꿈·재능이 자란다
남양주시, 사람이 지식·재능·경험이 되는 특별한 도서관 ‘휴먼북 라이브러리’ 개관식 단체사진. 남양주시 제공

 

사람이 한 권의 책이 돼 전문 지식과 생생한 경험 그리고 재능 계발 노하우 등을 나누는 지역 기반 지식공유플랫폼인 ‘휴먼북 라이브러리(Human-book Library)’가 개관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남양주시에는 정약용도서관을 비롯해 13개의 공공도서관과 107개의 작은도서관이 있다. 121번째로 개관한 이 도서관은 종이·전자책을 읽는 것이 아닌 사람의 지식 등을 대화로 나누는 특별한 곳이다. 시는 이 특별한 도서관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 지혜 전문성을 갖춘 시민 휴먼북(멘토)과 지역의 어린이, 청소년, 청년, 경력단절 여성, 어르신 등 모든 계층의 시민(멘티)을 연결해 나갈 계획이다. 

참석자 모두가 함께 부르는 가수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남양주시 제공

■ 시민 연결 시대 개막! 도시 미래에 희망 심는다

시는 지난해 12월 개관을 위해 운영계획 수립부터 온라인 시스템 구축 등 준비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공예, 요리, 육아, 여행, 음악, 인생담 등 소소한 분야부터 퇴계원 산대놀이(이재훈 경기도무형문화재 제52호 퇴계원산대놀이 보유자), 진로·진학·취업 코칭, 방송 연기 지도 등 특별 분야까지 주제에 제한 없이 분야별로 멘토(18세 이상 순수 재능봉사자)가 될 휴먼북 모집에 공을 들였다.

오랫동안 테니스를 즐겨하는 주광덕 시장이 스포츠·레저 분야에 ‘어릴 때부터 배우는 테니스 기초기술’을 등록하면서 제1호 휴먼북이 탄생하게 됐고 ▲남양주시의회 김현택 의장 ‘의회민주주의(다수결의 원칙)’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작곡한 이범희 작곡가 ‘대중음악&팝 컴퓨터음악 만들기’ ▲배우 최재성 ‘방송연기지도’ ▲남양주시 홍보대사인 가수 장미화 ‘노래와 인생이야기’와 윤태규 ‘통기타와 노래’ , 배우 최준용 ‘방송연기지도’ 등 많은 참여가 이뤄졌다.

휴먼북의 분야별 등록 현황을 보면 ▲음악·미술·방송(42개) ▲육아·교육·진로·취업(41개) ▲스포츠·레저(20명) ▲재능달인·인생이야기·기타(29개) 순으로 많았다. 연령대는 40~60대가 주를 이뤘으며 70대 이상도 14명으로 인생이야기나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등록돼 있다. 남녀 비율은 각각 반반에 가깝게 균형을 이뤘다.

현재까지 의사·변호사·음악가·스포츠인, 명사, 공무원, 일반 시민까지 180여명의 휴먼북이 등록을 마치고 재능나눔을 펴고 있다. 시는 이들에게 봉사활동 시간 지급과 추후 활동에 따른 우수자 선정 및 시상, 워크숍 진행 등의 혜택을 줄 계획이다.

■ 지식·재능·인생경험 공유 플랫폼 남양주시 휴먼북 라이브러리 개관

지난해 12월16일 열린 개관식에서는 주 시장과 김 의장 등 휴먼북 100여명이 참석해 휴먼북 라이브러리의 의미 있는 시작을 알렸으며 장종기 평생학습과장의 운영계획 보고와 위촉장 수여 등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인생 이야기 분야 휴먼북으로 등록하고 특별 공연에 나선 한 사람이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김라경 선수였다. 그는 지난해 일본 여자 실업 야구팀 아사히 트러스트에 입단해 일본 무대를 밟은 한국의 최초 여자 야구 선수가 됐다. 또 리틀야구 여자 선수 최초 홈런과 최연소 국가대표 등 최초 타이틀을 보유한 도전의 아이콘이다.

그는 자신이 걸어온 야구 인생의 길을 참석자들과 함께 회고하며 열정과 도전정신에 대해 감동적인 강연을 펼쳤다. 또 앞으로 남양주시 휴먼북으로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활동을 다짐하며 응원의 의미로 사인볼도 전달했다.

주 시장은 “사실 이전까지 김라경 선수에 대해 알지 못했는데 이번에 알게 됐다”며 “김 선수가 남양주시 휴먼북으로 활동하게 된 건 직접 온라인을 통해 등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포츠분야(테니스) 휴먼북으로 등록한 주광덕 남양주시장이 다산동에서 초등학생들에게 테니스를 가르치고 있다. 남양주시 제공

■ 휴먼북 토크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시는 독자들의 휴먼북 열람 신청이 접수되면 해당 휴먼북의 활동 가능 시간 등을 확인하고 조율해 시간을 확정한다. 이후 그 시간에 지정된 장소에서 멘토링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원활한 운영을 위해 신청에 제한이 있는데, 1명당 하루 1권, 한 달에 최대 4권의 휴먼북 열람이 가능하다. 또 휴먼북 열람은 기본 1시간으로 정해져 있으며 상호 합의가 이뤄지면 1시간 이내로 연장도 가능하다.

현재 13개 공공도서관과 지역의 작은도서관 내 커뮤니티 공간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테니스 등 스포츠 멘토링이 지역 체육시설에서 이뤄지는 것처럼 도서관 이외의 장소는 별도 지정이 이뤄진다.

시는 일대일 매칭 방식 외에도 학교와 연계해 미래 진로 탐색 등을 도와주는 찾아가는 휴먼북이나 휴먼북 토크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연말에는 1년간의 운영 성과와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주 시장은 “휴먼북 라이브러리는 각 분야의 달인이 인간 명저로 참여해 고전이나 베스트셀러보다 더 생생한 지식의 보고가 될 것”이라며 “최고의 지식과 재능은 물론 생생한 현장 경험과 노하우 등 휴먼북들이 가진 에센셜(나만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보석)을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 경력단절 여성, 어르신들을 위해 적극 나누고 공유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 찬스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 꿈과 희망은 있으나 현실의 벽에 부딪힌 청년들이 딛고 올라설 수 있는 디딤돌이자 사다리가 돼 이들이 재능을 발휘하고 새로운 세계를 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 확신한다”며 “저부터 휴먼북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2천500명 공직자와 함께 지속적인 휴먼북 발굴과 관리,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창재 기자 cjyoo@kyeonggi.com
이대현 기자 li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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