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미래의 희망, 부모는 아이들의 우주”

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2023. 2. 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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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예능 《오은영 게임》에서 ‘놀이 처방전’ 제공한 오은영 박사

(시사저널=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지난해 방송가 '미다스의 손'으로 맹활약했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대중을 찾는다. ENA 예능 《오은영 게임》으로, 오은영 박사가 아이의 각 영역이 고르게 발달할 수 있는 놀이 솔루션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오은영 박사 외에도 신동엽, 이민정이 진행을 맡았고, 유명인 부모와 아이가 출연해 '오은영표 놀이'를 체험하며 변화하는 과정을 내보낸다.

오은영 박사는 "《오은영 게임》에서 아이가 변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감동적이지만, 부모들의 변화도 무척 흥미진진하다"면서 "아이와 함께 편안하고 재미있게 즐기시길 바란다"는 당부를 남겼다. 다음은 오 박사와 나눈 일문일답.

ⓒ우먼센스 제공

ENA 제작진과 함께하는 《오은영 게임》은 '놀이'가 중심이다. '놀이'가 오은영 박사의 비장의 무기라고도 하더라.

"아이를 잘 키우려면 아이의 모든 발달 영역이 고르게 발달하도록 적절히 도와주어야 한다. 그런데 모든 발달 영역이 고르게 발달하도록 돕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양육에 대한 부모들의 두려움과 경제적인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런 현실이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저는 평생을 현장에서 많은 부모님과 함께하면서 이런 것들을 의논하고 고민해 왔다. 그리고 '놀이'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의 고른 성장발달을 위해서는 '놀이'가 굉장히 중요하다. 어린아이일수록 부모가 주는 영향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부모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아이는 어떤 교육보다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서너 해 전부터 아이도 부모도 재미있게 놀이를 하면서, 아이의 중요한 발달 영역을 고르게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놀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양육의 두려움을 줄이고, 경제적인 부담 없이 일상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놀이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였다. 이 연구가 거의 완성되어 갈 즈음 《오은영 게임》 제작진을 만나게 됐다. 그런데 놀랍게도 저만큼이나 육아에서 놀이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더라. 참 반가웠다. 힘든 육아에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방송을 만들자는 데 뜻을 같이하게 됐다."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의 발달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이 문제에 대해 전문의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코로나19 이후 아이의 발달 문제는 지금 아이와 관련된 일을 하는 거의 모든 전문가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저 또한 코로나 시대의 여러 가지 자극의 공백으로 '유아기' 연령대 아이들이 가장 걱정된다. 이 시기 아이들은 월령으로 성장발달을 따질 만큼 뇌를 비롯한 신체가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밖에서 몸을 움직이며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다양한 감각적인 경험들이 영·유아기 아이들에게는 중요한 발달의 기초가 되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한동안 아이들의 야외활동이 거의 중단돼 한 단계 한 단계 쌓아나가며 발달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컸다.

또 마스크 착용으로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얼굴 표정과 입 모양을 볼 수 없어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소통과 상호작용을 배우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게다가 가까운 가족 외에 다른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는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아,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하며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때보다 아이들의 부족한 발달자극을 채우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프로그램에서 말하는 5가지 유형의 구분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오은영 게임》에서는 아이의 발달을 신체, 언어, 관계, 정서, 인지 등 5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5가지 유형으로 나누는 것에 대해 미리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그것을 아이의 기질적인 특성으로 단정 지어 생각하지 말고, 아이를 이해하고 부모가 어떤 도움을 주는 것이 좋을지를 찾는 자료가 되길 바란다.

5가지 영역의 발달은 오각형으로 그려져 있다. 이 발달 오각형은 굉장히 안정적인 집 모양으로 그려져 있다. 집에서 부모와 함께하면서 아이를 균형 있고 편안하게 키우자는 의미다. 인간의 성장발달은 어느 한 영역이 월등한 것이 아니라, 각 영역이 고르게 발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꼭짓점이 좀 들어가 있다면 '우리 아이가 혹시 문제가 있나'라고 생각하기보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 영역은 조금 더 시간을 갖고 눈여겨봐야겠구나, 조화롭게 발달하도록 도와야겠다'고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내 아이의 발달 오각형이 현재 내 아이의 발달을 이해하고, 앞으로 육아 방향을 잡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신동엽·이민정 MC와의 케미가 궁금하다. 녹화해본 소감은.

"신동엽씨는 함께 진행했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시절부터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다. 그래서인지 서로 눈빛만 봐도 어떤 의도인지 알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 방송하면서 '역시 신동엽이구나!' 하고 연신 놀랐다. 방송 진행이 탁월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감각이 있다. 아이를 포함한 모든 출연진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을 보면서 매회 감탄하고 있다. 특히 신동엽씨가 실제 아빠로서도 육아의 중요성, 부모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깊게 느꼈기에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놀이 프로그램을 섬세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민정씨는 외모는 여신이지만, 여신도 엄마였다(웃음). 아이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잘 키우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출연한 아이들을 모두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대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그리고 우리네 엄마들처럼 육아에 대한 궁금증이 어찌나 많은지 만날 때마다 수많은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의논하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그녀가 엄마로서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패널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던 가족은 누구였나.

"솔직히 이 질문을 받자마자 문희준씨와 소율씨의 아이 희율이가 떠올랐다. 자세한 이야기는 방송을 통해 확인하셨으면 한다. 《오은영 게임》에서는 아이가 변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감동적이지만, 그 부모들이 조금씩 변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무척 흥미진진하다."

ENA 예능 《오은영 게임》 포스터 ⓒENA 제공

지금까지 방송 프로그램에서 '상담' 역할을 주로 해주셨는데, 이번에는 직접 몸을 쓰는 '놀이'가 소재다. 그런 만큼 또 다른 오은영 박사의 모습을 볼 수 있는지 궁금하다.

"어떤 방송 프로그램을 하든 언제나 저의 취지는 '인간을 좀 이해해 보자' 하나였다. 인간의 다양한 면, 인간의 희로애락 등을 이해해 보고자 했다. 특히 인간의 행복뿐 아니라 고통을 좀 이해하고 나면, 내가 나를 잘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가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번에 하는 '놀이'도 마찬가지다. 아이를 이해하는 데는 놀이가 굉장히 중요하다. 사람은 모두 아이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아이들의 놀이는 성인의 깊은 내면을 이해하는 것과 사실은 닮아있다. 결국 아이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첫걸음인 셈이다. 이 힘든 시기에,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인간을 좀 이해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출연하는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나. 오은영표 놀이 처방전도 궁금하다.

"한두 번으로 아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오늘 아이와 뭔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좋은 경험을 쌓고, 아이 발달에 도움이 되는 좋은 자극을 주면 어제보다 내일은 반드시 낫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가 만나는 모든 부모, 모든 아이가 언제나 반드시 좋아질 거라고 예상한다. 이번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육아를 하는 부모들, 또는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아이들은 미래의 희망이다. 부모는 그 아이들의 우주다. 부모는 아이에게 중요한 사람이다. 그래서 아이는 부모가 무심코 던진 말이나 행동을 기억하고 평생 아파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반대도 가능하다. 부모가 일상에서 그냥 해준 말이나 행동이 아이가 평생을 힘차게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한다. 부모는 세상을 바꾸는 열쇠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늘 생각한다. 부모는 아이를 위한 일이라면 정말 열심히 배운다. 그래서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결국은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낸다. 그것이 부모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제가 부모라는 존재에 감동하고 감격하고 사랑하고 존경하게 되는 이유다. 《오은영 게임》을 즐기셨으면 좋겠다. 너무 열심히 배우려고 하지는 마시라. 현실 육아도 벅찬데 쉽게 지칠 수 있다. 편안하고 재미있게 아이와 함께하는 이 시간의 행복을 누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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