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구 신공항 두고 갈등 ‘폭발’...국토부는 ‘묵묵부답’ [방방콕콕]
부산 최인호 의원 “과도한 특혜” 비판
홍준표 대구시장 “다음 총선 위한 허욕”
보다 못한 이철우 경북지사가 중재 나서
부산과 대구가 신공항 건설을 두고 첨예하게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판이 커지고 있다.
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을 추진하면서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은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군공항이전법)’에 따라 이전을 추진 중인 대구공항에 별도 특별법을 만들어 공항 이전과 부대시설 조성에 필요한 비용을 국비로 지원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이어 지난달 31일 부산 울산 경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최인호 의원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의 문제로 △중남부권 중추공항 명시 △활주로 용량 3.8km 내용 명시 △예타면제와 국비지원 내용 명시 △종전부지 개발과 특별구역 지정 내용 △공항 개항시점 2028년 명시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최 의원은 “핵심 문제점만 추려도 이렇게 문제가 많은 법안을 그대로 통과시킬수 있겠나”라며 “대한민국 항공 정책의 난맥상을 바로 잡고, 정권의 힘을 배경으로 한 특정법안에 과도한 특혜가 담기는 것을 막을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TK신공항 특별법을 막겠다고 스스로 공언한 국회 국토위 법안 소위 위원장인 부산 출신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스스로 고백하듯이 이 법의 이해관계인이 아닌가”라며 “마치 가덕도 공항과 대구 신공항이 경쟁관계이므로 이를 막겠다는 그 발상 자체가 괴이하기도 하지만, 국회법상 제척 조항도 있는데 이해관계인이 나서서 TK신공항 특별법을 나 홀로 막겠다고 공언하는 어치구니 없는 일이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이어 “다음 총선만을 위해 최 의원이 홀로 허욕을 부린다면 또 다시 PK·TK 갈등만 폭발하고 두 공항 모두 어려워 진다”며 “그건 나라를 위한 국회의원이 할 짓이 아니라 동네 의원이나 할 짓”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문제투성이 TK신공항 특별법 내용을 대폭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않으면 교통법안 소위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제 의지는 지역 이기주의의 발로가 아니라 우리나라 항공정책의 정상적인 추진을 위한 것”이라고 적었다.
또한 “저보다는 오히려 홍준표 시장님이 특정지역의 이해관계자”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신공항 건설을 두고 갈등이 극에 치닫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항 건설에 책임이 있는 국토교통부는 남의 일인 것처럼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영남지역에 대형 공항 두 곳이 모두 들어서도 되는지 국토부가 나서서 정리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민심을 의식해 어느 한 지역의 편을 들기 어려워 눈치를 보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토부는 정부 기관으로서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곳이지 정치를 하는 곳이 아니다”며 “쓸데 없는 지역 갈등이 커지고 있으니 하루 빨리 신공항을 어디에 어떻게 건설하는게 가장 효율적인지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 2일 홍 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에게 문자를 보내 “오는 10일 전북도청에서 열리는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별도 만남을 통해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이 지사는 “우리가 단합해서 수도권 독과점을 깨고 지방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 ‘방방콕콕’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발생하는 따끈따끈한 이슈를 ‘콕콕’ 집어서 전하기 위해 매일경제 사회부가 마련한 코너입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소식부터 지역 경제 뉴스, 주요 인물들의 스토리까지 다양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현장에서 열심히 발로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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