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충격’은 모두에게 같지 않다 [The 5]

서보미 2023. 2. 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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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5][더 파이브: The 5] ‘난방비 쇼크’에 익숙해져야 하는 이유
60만원에 육박한 1월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 연합뉴스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혹시 2월 난방비 고지서 받으셨나요? 지난 1월 ‘난방비 쇼크’를 겪고선 사용량을 줄였지만, 혹시라도 이달에 더 나오진 않을까 두렵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1월 난방비 부담, 어마어마했죠? 주택용 도시가스요금이 1년 전보다 38.4% 올랐다지만 ‘북극 한파’로 사용량이 급증해 다들 ‘폭탄 요금’을 맞았으니까요. 그런데 그 충격, 모든 사람이 똑같이 느낄까요? 정부는 누구를 얼마나 지원해야 할까요? 앞으로는 난방비를 올리지 않는 게 답일까요? 기후변화팀 기민도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The 1] 1월(12월분)에 난방비 포함 아파트 관리비가 50만원, 60만원 찍힌 고지서가 언론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난방비 부담이 가장 큰가요?

기민도 기자: 이분들이 납부해야 할 액수가 훌쩍 늘어난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도시가스가 공급되는 대도시의 아파트에 사시잖아요. 평소에도 적지 않은 관리비를 내고 계셨고요. 그러니 대부분 중산층이라고 하실 수 있죠.

오히려 난방비가 10만원을 넘지 않았더라도 평소보다 2, 3배 나온 가구가 상황은 더 힘들 수 있습니다. 소득도 적은데, 난방비까지 급격히 오르면 감당이 안 되거든요. 실제 겨울철에 소득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는 평균가처분소득의 13% 정도를 연료비로 씁니다. 반면 다른 계층은 2~5%대에 그칩니다. 차이가 무척 크죠.

[The 2] 저소득 가구는 왜 그렇게 난방비 부담이 큰가요?

기민도 기자: 겨울철 난방은 음식처럼 필수재니까 아끼더라도 전혀 안 쓸 순 없잖아요. 그러면 적은 소득을 쪼개 일정액을 지출해야 하니까, 다른 계층보다 연료비 비중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주거 형태 문제도 큽니다. 그들이 주로 거주하는 노후한 빌라·단독주택·다세대주택은 열효율이 많이 떨어집니다. 단열재도 얇고 창호(창과 문)도 안 좋아서 열이 줄줄 새거든요. 예를 들어 1979년식 건물과 최근 건물 간에는 단열재만으로도 열효율이 2~4배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지금 30년 이상 된 건물이 전체의 39.6%나 됩니다.

계단이 얼어붙은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연합뉴스

[The 3] 정부도 취약계층 지원을 한다는데, 충분한 수준인가요?

기민도 기자: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중 도시가스를 쓰는 최대 168만7000가구가 지원을 받게 됩니다. 금액은 4개월 동안 최대 52만9000원이고요. 우리나라 전체 가구가 2144만8000가구니까, 7.9% 정도 지원을 받는 겁니다. 대상이 충분하다고 할 순 없어요.

게다가 이번엔 주택용 도시가스를 쓰는 분들만 지원을 받습니다. 도시가스보다 비싼 등유·액화석유가스(LPG)를 쓰는 소도시·농어촌 지역 가구, 영업용 도시가스를 쓰는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은 빠졌습니다.

[The 4] 올겨울만 버티면 난방비 문제가 좀 사그라들까요?

기민도 기자: 일단 정부가올 1분기(1~3월) 가스요금은 동결했습니다. 하지만 2분기엔 올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여전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이라 국제 천연가스 수급이 불안정하거든요. 그러면 한국가스공사가 앞으로도 비싸게 사와야 하잖아요. 그런데 언제까지 밑지고 팔순 없으니 가격을 올리긴 올려야겠죠. 지금도 일종의 적자인 ‘미수금’(아직 받지 못한 돈)이 9조원이나 쌓여있거든요. 다른 나라보다 우리 가스요금이 싼 편이기도 하고요.

[The 5] 가격을 올리긴 해야겠네요. 난방비 부담은 커지겠지만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하잖아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라도요.

기민도 기자: 가장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요금을 정말 감당 못 하는 분들은 난방을 아끼다가 돌아가실 수도 있고 건강이 더 나빠질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쉽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좋은 건 요금을 현실화하면서, 그걸 낼 여력이 없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충분히 하는 겁니다. 중장기적으론 주택의 열효율도 높여야 하고요. 이렇게 여러 대책이 함께 가야지 요금만 올려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The 5]에 다 담지 못한 ‘난방비 쇼크’의 원인, 다른 나라의 대응, 난방비 절약 방법을 휘클리에서 모두 읽어보세요.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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