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추위까지 녹인 남극 셰프의 뜨거운 요리 열정 [김셰프의 씨네퀴진]
해발고도 3810m·평균기온 영하 54도
8명 사나이들 부대끼며 임무 해내야
요리사 주인공 새 메뉴 개발 고군분투
전임자가 놓고 간 닭새우 변신 눈길
해발고도 3810m , 평균기온 영하 54도인 남극. 극한의 추위에 식물은 고사하고 추위를 견디는 동물과 바이러스도 살아갈 수 없는 곳이다. 그곳에서 1년6개월 동안 연구하며 생활해야 하는 정예들이 뭉쳤다. 빙하학자부터 엔지니어, 기상학자, 통신전문가, 의사까지.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수적인 직업군이 모인 이곳에 그들의 음식을 책임져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가진 ‘셰프’가 있다.
눈보라가 치는 남극, 남성 3명이 1명을 쫓고 있다. “도망갈 곳은 없어!”, “이젠 지긋지긋하다고요!”라는 극단적이고 비장한 대사가 오간다. 그런데 웬걸, 그들은 중국문화 연구회를 빙자해 마작을 즐기는 남극 대원들이다. 마작은 4명이 안 되면 시작할 수 없다. 한가로운 휴일에 대원들은 마작을 하고 비디오를 보며 취미생활을 즐기지만 주인공 니시무라는 쉴 틈이 없다. 바로 이들의 식사를 챙겨야 하는 요리사이기 때문이다. 빙하를 연구하고, 날씨를 관측하고, 대원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추운 극한지에서 이동차량을 정비하고, 통신을 사수해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가진 사람들 속에서 주인공은 식자재를 정리해야 한다. 남극에서 식자재 정리라니. 하지만 주인공은 그 누구보다도 중요한 인물이다.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 속에서, 달리 놀 것도 없는 남극에서 따뜻한 식사시간만큼 기다려지는 건 없기 때문이다.
남극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물’이다. 그 추운 곳에서 물을 어디서 구해오는 걸까. 바닥에 널리고 널린 눈송이들을 녹여 물을 자급자족한다. 매주 하는 이 작업은 숨 쉬기조차 힘든 남극에선 가장 고된 노동 중 하나다. 눈썹에 하얀 얼음이 생기고 숨이 헐떡일 때쯤 통신 담당이 전임 요리사가 놓고 간 닭새우가 있다는 재미있는 소식을 전한다. 주인공은 닭새우라는 말을 듣자마자 닭새우 회나 타르타르를 생각해낸다. 하지만 닭새우가 생소한 팀원들은 새우는 무조건 튀김이라고 못 박아 버리고 그날 저녁식사는 ‘에비 후라이’, 새우 튀김으로 정해진다. “에비 후라이!”를 외치며 노동요를 부르는 팀원들을 보곤 주인공은 쓴 입맛을 다시며 튀김을 준비하는데, 꽤 중독성 있는 구호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재료〉
오징어링 5개, 새우 5마리, 빵가루 50g, 밀가루 30g, 달걀물 100㎖, 콩기름 1L, 소금 약간, 건바질 약간, 마요네즈 100g, 간장 15㎖, 다진 청양고추 10g, 깨소금 약간, 설탕 15g
<만들기>
① 새우는 넓게 펼쳐 준비한다. ② 새우와 오징어에 약간의 소금간을 하고 건바질을 두른 후 밀가루, 달걀물, 빵가루를 입혀준다. ③ 180도 온도에 천천히 노릇하게 튀겨준다. ④ 마요네즈에 설탕, 간장과 다진 청양고추를 섞은 후 깨소금을 뿌려준다.
김동기 그리에 오너셰프 paychey@naver.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살 한국 여성이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에 올랐다
- 박명수 “주는대로 받아! 빨리 꺼져”…치킨집 알바생 대학 가라고 밀어준 사연 감동
- 선우은숙·유영재 초고속 혼인신고 이유?…재혼 전까지 양다리 의혹 “속옷까지 챙겨주던 사실
- 속옷조차 가리기 어렵다… 美여자 육상팀 의상 논란
- 나체로 발견된 피투성이 20대 여성…범인은 9년 전에도 성범죄, 전자발찌 부착은 피해
- 국밥집서 계속 힐끗거리던 女손님, 자리서 ‘벌떡’…무슨 일이
- 여친 성폭행 막던 남친 ‘11살 지능’ 영구장애…가해男 “징역 50년 과해”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