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發 빅뱅]②"발행 인프라 찾아요"…증권+블록체인 불붙은 '합종연횡'

박현영 기자 2023. 2. 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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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블록체인 기업과 협업 활발…페어스퀘어랩·람다256 등 낙점
STO에 퍼블릭 블록체인 지양할 듯…기업용·프라이빗 주목

[편집자주] 최근 금융위원회가 토큰 증권 발행(STO)을 허용하면서 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토큰 증권은 부동산과 같은 실물이나 금융자산을 작게 나눠 이를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에 연동해 거래될 수 있도록 만드는 수단으로 블록체인과 실물자산의 결합이라는 의미에서 디지털자산 시장을 뒤흔들 일대 변화로 주목받고 있다.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을 의미하는 ‘디파이’(De-Fi)와 중앙화 금융서비스 ‘시파이’(Ce-Fi)의 '절충점'이 마련된 것으로 토근증권발(發) 빅뱅에 이목이 쏠린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제6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증권형 토큰 발행 및 유통 규율 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2023.1.1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금융당국이 토큰 증권 발행(Security Token Offering, STO)을 본격 허용한 가운데, 발행에 필요한 블록체인 플랫폼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증권형 토큰 발행 시 분산원장기술이 활용되도록 제도권 내에서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발행에 분산원장 기반의 블록체인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이에 발행을 지원해줄 수 있는 기업용·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 및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증권사, 블록체인 기술기업에 손 내민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6일로 예정된 '토큰 증권 발행·유통에 대한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최근 블록체인 기술기업에 관련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STO란 부동산, 미술품 같은 실물자산이나 지식재산권 같은 무형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토큰화'해 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특정 자산에 대한 권리를 분할해 소유하는 이른바 '조각투자'가 가능해진다. 증권형 토큰에 대한 데이터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투명하게 관리될 수 있다.

토큰 증권을 새 먹거리로 택한 건 단연 증권사들이다. 토큰 증권 유통 채널을 맡아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토큰 증권 사업을 준비 중인 증권사들 대부분은 블록체인 기술기업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토큰 증권 발행 채널과 유통 채널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유통만을 맡더라도 발행 인프라를 갖춘 기업과 협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일레로 키움증권은 최근 블록체인 기술기업인 페어스퀘어랩과 증권형 토큰 분야 사업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페어스퀘어랩 관계자는 "(발행 및 유통 채널에 관한) 금융당국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더 상세한 협업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토큰 증권 유통, 즉 거래만을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가상자산 지갑을 구축하는 등의 기초적인 블록체인 인프라는 필요하다. 증권사가 블록체인 기술기업과 협업해야 하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초 블록체인 기술기업인 람다256과 함께 토큰 증권 플랫폼 사업을 위한 기능검증(PoC)에 착수했다. PoC에는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 디지털 월렛(지갑) 설계 등이 포함됐다.

국내 블록체인 기술기업 관계자는 "작년 금융당국이 STO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이후부터 관련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블록체인 인프라 면에서 지원할 수 있는 게 많다 보니 다수의 증권사와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용·프라이빗 블록체인 수요 늘어

관련 문의가 이어지면서 블록체인 기술기업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반응이다. 증권사는 물론 뮤직카우, 카사코리아 같은 조각투자 서비스를 구상 중인 곳에 이르기까지 기술 인프라를 공급할 수 있는 고객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발행 기반으로 이더리움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하지 못하게 할 것으로 알려졌다. 토큰 증권의 소유권 등 관련 데이터를 발행사가 관리하려면 운영사만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또는 엔터프라이즈(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등이 활용될 전망이다.

이에 블록체인 기업들은 토큰 증권 발행을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기업용 블록체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블로코의 '실버마인' 무료 테스트.

대표적인 곳은 블로코다. 블로코는 현재 STO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토큰 증권 발행 솔루션 '실버마인'을 무료로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실버마인은 토큰 증권 발행은 물론 전송, 조회, 소각, 증자 및 감자 등 토큰 증권에 필요한 다양한 관리자 기능을 담은 솔루션이다. 기업용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토큰 증권을 발행하고, 향후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업용 또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을 이미 보유한 곳들의 수혜도 예상된다. 가상자산 리서치 업계 쟁글은 STO 허용에 따른 수혜 업체의 예시로 람다256과 하이퍼레저를 지목했다. 람다256은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루니버스'를 개발한 기업이며, 하이퍼레저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해외 기업이다.

쟁글은 "STO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이용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람다256, 하이퍼레저의 솔루션이 채택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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