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시장 불황에 삼성·LG 시름…삼성은 7년만 적자전환

이현주 기자 입력 2023. 2. 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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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삼성, 지난해 4분기 TV·가전 사업 600억 적자
LG, TV 3분기 연속 적자…손실 폭도 확대
올 하반기 업황 개선…'프리미엄' 전략 강화

[라스베이거스=뉴시스] 삼성전자 미국법인 리테일 매니지먼트 담당 데이먼 엑스텀(Damon Ekstam)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 개막을 앞두고 3일 '비스포크 프라이빗 쇼케이스' 행사에서 비스포크 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2023.01.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지난해 극심한 불황으로 가전 시장이 역성장했다. 국내 가전업계를 이끄는 삼성전자는 7년 만에 적자를 보였고, LG전자도 겨우 적자를 모면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경기 침체는 올 하반기께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시되면서 올해 실적 방어를 위한 업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4일 통계청 운영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가전제품 판매액은 2조2513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6905억원 대비 16.3% 감소했다. 이는 2020년 동기 2조5746억원와 비교해도 12.6% 빠진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호황을 맞았던 가전업계는 지난해 엔데믹에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수요 침체 늪에 빠졌다. 일반적으로 가전 성수기로 여겨지는 4분기에 월드컵, 블랙프라이데이(블프) 등의 효과가 무색할 정도였다.

삼성 가전, 7년만 적자…LG TV, 적자폭 확대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가전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5조5800억원, 영업손실 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0%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TV·가전이 적자를 보인 것은 2015년 1분기(-1400억원) 이후 7년 만이다.

삼성전자 측은 "시장 악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가전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 1위를 하지 못한 '아픈 손가락'이기도 하다.

경쟁사인 LG전자는 2021년 미국 월풀을 처음으로 제치고 연간 매출 기준 사상 첫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LG전자 역시 지난해 가전 시장 불황의 파고는 피하지 못했다.

LG전자에서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3845억원, 영업이익 236억원을 올려 적자를 겨우 면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 부문은 매출 4조4917억원, 영업손실 1075억원로 적자를 기록했다. HE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 -189억원 적자로 전환된 이후 3분기 -554억원, 4분기 -1075억원으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LG전자 측은 영업이익이 감소한 주 요인으로 물류비 및 원자재비 인상 영향과 함께 수요 감소를 지목했다.

글로벌 가전 강자 월풀 역시 경기 침체 여파를 넘지 못했다. 월풀은 지난해 매출 197억2400만 달러(약 24조2506억원), 영업손실 10억5600만 달러(1조3000억원)로 10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월풀 측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러시아 사업에서 철수하고,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여파로 가전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5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의 LG 전시관에 형형색색의 '디오스 오브제 컬렉션 무드업' 냉장고가 전시되고 있다. 2023.01.06.

업계, '프리미엄 전략'으로 불황 돌파…하반기 개선 기대

업계는 올해에도 가전 수요 둔화가 이어지며 올 하반기는 돼야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이에 따라 재고 관리는 물론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제품 확대로 현 위기를 이겨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TV 제품 경쟁력 및 기기간 연결성 강화를 고객에게 더 풍부한 사용 경험을 제공하고, 2023년형 Neo QLED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의 수요를 선점해 나갈 방침이다. 나아가 마이크로 LED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라인업을 강화한다.

생활가전은 비스포크(BESPOKE) 인피니트 라인 등 신제품을 출시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생활가전사업부 개발 조직을 전면 개편하는 등 초강수를 두고 있다. 개발팀 산하 키친, 리빙개발그룹 등 2개팀을 냉장고, 조리기기, 식기세척기, 의류케어, 청소기 개발그룹 등 5개팀으로 세분화하고, 개발팀 산하 소프트웨어개발그룹도 제품군별로 5개로 구분했다.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겸 생활가전사업부장인 한종희 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가전사업이 DX부문의 성장동력이 되도록 키우겠다"며 "다양한 비스포크 제품울 투입해 프리미엄 시장을 확대하고 소비자를 공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전자는 올해 가전 실적 방어에 워시타워, 크래프트아이스 얼음정수기냉장고, 스타일러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주효했다고 분석하며, 일관성 있는 프리미엄 전략을 지속한다.

HE사업본부는 웹OS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을 본격 확장한다. 이를 통해 경험과 서비스 중심으로의 사업 체질 변화에 속도를 내고 추가 성장 동력까지 확보한다.

아울러 지난 10년간 차별화된 경쟁력을 인정받아 온 LG 올레드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효율적인 자원 운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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