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돈이 되길래?'…증권사 '이것' 때문에 밤샘회의

김동필 기자 2023. 2. 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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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형 토큰 가이드라인 발표...증권사 '새 먹거리 잡아라'

증권형 토큰(토큰 증권·Security Token) 제도화가 임박하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5일 토큰 증권(ST) 가이드라인이 공개됩니다. 

지난 1월19일 제6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ST를 허용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치입니다. 당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디지털 전환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감안해 그간 우리 법제에서 허용되지 않았던 토큰 증권의 발행을 허용하고, 안전한 유통 체계를 만들겠다"라고 밝혔습니다.

ST는 실물자산 등에 기반을 두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을 말합니다. 증권인데,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원장 기술을 도입한 것입니다.

구체적인 요건이나 정의, 투자자 보호방안 등은 가이드라인에 담길 예정입니다.

그간 허용되지 않았던 상품이 등장한 만큼 새로운 먹거리란 인식에 증권가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업체를 인수하거나, 기술을 개발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이 한창입니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건 STO(Security Token Offering)입니다. 기존 증시에서 IPO를 통해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면, 토큰 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STO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자체 플랫폼과 합작법인과의 협력 플랫폼 등 두 가지 ST 플랫폼을 개발 중입니다. 협력 ST 플랫폼은 이지스자산운용, 블록체인 기술업체인 이큐비알(EQBR)과 설립한 합자법인 에이판다파트너스와 준비 중인데, 앞서 금융위로부터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기도 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두 플랫폼 모두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신한투자증권은 가상자산 사업자나 증권사, 개발사 등과 ST 사업 관련 논의를 이어가면서 '민간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KB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도 ST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KB증권은 SK C&C와 ST 관련 인프라 구축 및 플랫폼 사업에 대한 장기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섰습니다. 키움증권도 한국정보인증, 블록체인 전문기업 페어스퀘어랩과 ST 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맺은 상태입니다. 

대신증권은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DABS) 플랫폼인 카사코리아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과반수 매입을 위한 실사를 진행 중입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카사코리아 사업 모델이 금융과 부동산을 융합할 수 있는 적합한 모델이라고 봤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관련 기관도 ST 관련 인프라 마련에 나섰습니다. 한국거래소는 TF를 꾸려 올해 내 디지털 증권시장이 출범할 수 있도록 IT인프라 구축에 나섰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도 ST의 발행·유통 플랫폼 구축방안을 연구 중이고, 금융투자협회가 준비하고 있는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에서도 ST 도입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관심도가 뜨겁지만, 섣부른 기대감은 이르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일찍 형성된 해외 시장에서 규모나 거래량이 부진한 상황이란 겁니다.
 
[사진=NH투자증권 Digital Asset Weekly)]

NH투자증권은 '해외 STO 동향은 어떨까?'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해외 ST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2019년 금융당국 MAS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습니다. ST 발행을 희망하는 프로젝트 규모와 형태 등을 고려할 때 일반 증권 등록 절차를 밟는 게 비경제적인 경우가 많아 특정 요건을 갖추면 절차를 면제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다만 규모나 거래량은 부진한 상황입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투자 자격에 제한을 둔 점이 한계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기존 자산을 조각화해서 유통하는 게 타 투자처 대비 매력이 부족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각 지역 주요 플랫폼들도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다"라면서 "플랫폼 업체들과 증권형 토큰 생태계가 아직 성장하지 못한 걸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증권사가 ST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2020년엔 증권사가 모여 일본 STO협회를 결성하기도 했습니다. 단기 사채나 부동산 프로젝트 등에서 ST 도입을 실험 중이라는 설명입니다.

홍 연구원은 "발행·거래·보유 투명성 제고나 24시간 거래, 빠른 거래, 비용 절감 등 이론적으로 장점이 많다"라면서 "자산의 유동화 목적 이외에도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해외 관심도가 높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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