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편 선다" 북러 무기거래설 실체

최유찬 2023. 2. 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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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북한은 러시아와 한 참호에 서겠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말입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하자 미국에 반대해 러시아 편에 서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은 부인하고 있지만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는데요.

무기 거래설의 진실과 그 배경을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작년 11월 18일 5량짜리 러시아 화물열차가 북한으로 들어갑니다.

같은 날 북한에서 포착된 이 화물열차 위에는 컨테이너가 실려 있습니다.

이 첩보위성사진을 공개한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컨테이너에 북한이 러시아 민간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에 보내는 무기가 들어있다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미국 NSC 전략소통조정관] "우리는 첫 (무기) 이송 사진을 공개합니다 이 사진은 11월 18일 러시아 철도 5량이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다는 정황은 작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북한은 이를 강력히 부인해왔습니다.

지난 1월 29일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은 미국이 꾸며낸 낭설이라면서 계속 퍼뜨리면 재미없는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고, 작년 12월에는 "황당무계한 여론조작", 그리고 가을에도 국방성 담당자들이 직접 나서 "러시아와 무기 거래, 한적 없고" 심지어 "계획조차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부분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쟁이 1년째 소모전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서방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으며 비교적 선방하는 우크라이나와 달리, 러시아는 예상과 달리 고전하고 있고, 심지어 무기 조달에서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의 무기 지원이 러시아에게 실질적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두진호/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러시아가 하루에 5만 발 정도 포병 탄약을 소모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루에 5만 발 정도를 쓴다고 그러면 재고가 엄청 바닥이 날 것이거든요. 북한 거(무기)라도 받으면 땡큐인 겁니다"

러시아에게는 고정밀 유도무기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북한이 보유한 구소련 방식의 박격포, 자주포 등 포탄, 탄약, 소총 등 재래식 무기가 절실합니다.

[두진호/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상호 운용성이라는 게 있는데 (무기) 사이즈가 맞는 거예요 북한 무기 자체가 구소련으로부터 그대로 바탕을 깔고 지금까지 발전을 해 왔기 때문에..82mm 박격포탄 120mm도 아마 있을 거고요 그다음에 152mm 포병 탄약, 방사포 200mm, 300mm 이것도 사이즈가 맞더라고요."

과거에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사들인 무기를 웃돈 붙여 되팔았을 가능성까지 제기됩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러시아로부터 수입했던 무기나 탄환을 다시 역수출하면서 프리미엄을 붙여가지고 팔아가지고 경제적 이득을 받는다든지 하는 것들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그러한 것들도 공개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적기 때문에"

대북제재와 코로나로 돈줄이 막힌 북한에게 대러시아 무기 수출은 중요한 수익원이 됩니다.

또 제재대상인 원유 등 에너지를 제한된 한도 이상 확보하는 등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습니다.

[김열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력실장] "러시아는 무기가 부족한 상태에서 북한의 무기가 필요했던 것이고, 반대로 북한은 러시아의 원유나 다른 것들이 필요했기 때문에 상호 윈윈 차원에서 이런 거래가 오고갔다."

북한이 돈바스 지역에 외화벌이를 위해 근로자를 파견함으로써 대북제재를 위반했을 가능성도 여러차례 제기 됐습니다.

[두진호/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돈바스에 지금 북한 노동자들이 들어간다는 얘기가 사실은 계속 나왔었거든요. 무기 지원이라든지 노동력 수출을 통해서 자기들도 외화벌이를 하고 러시아의 뒷배를 더 강하게 형성을 하고"

북한과 러시아 모두 국제사회의 제재로 손발이 묶인 상황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무기 등의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겁니다.

더 우려되는 점은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단순히 정치, 경제적 협력을 넘어 군사협력까지 확장될 가능성입니다.

지난 1월 27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대 러시아 무기 수출설을 부인하지 않은 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탱크 등 무기를 지원하는 데 대해 강력히 비난하고, 이 무기가 곧 고철더미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러시아 군대, 인민과 한 전호, 즉 참호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쟁에서 미국에 반대해 러시아를 지원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겁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은 러시아와 연대를 할 수 있다 그것은 더 확대시키면 반미 연대로서의 북중러 진영속에 우리도(북한도) 참여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

우크라이나에서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도 미국에 대응해 중국-러시아가 군사동맹을 강화하는 상황, 북한도 중국 러시아와의 연대를 강화해 안보적, 경제적 생존을 모색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입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의 앞으로 생존책 그리고 북한의 안보 전략에서도 이 방법밖에 없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이 기회를 이용해서 북러 간에 미국의 압박 하에서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북러 간의 관계가 준군사동맹 차원까지 격상된 그러한 상황 속에 북한도 들어가고 싶은 거죠."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한-미-일 군사협력이 강화되는 데 대응해, 북한이 러시아 중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할 경우, 한반도 주변의 긴장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멀리 우크라이나에서부터 동아시아까지 미국과 러시아, 중국이 몰고온 신냉전의 먹구름이 한반도의 정세에도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최유찬 기자(yuch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51882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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