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너무 편해" 갤럭시 쓰던 사람들, 애플페이에 흔들릴까
오는 3월 애플페이가 한국에 상륙한다. 국내에선 압도적인 갤럭시 스마트폰의 점유율, MST(마그네틱보안전송) 위주의 결제 환경 탓에 애플페이의 국내 공략은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현대카드에 이어 여러 주요 카드사들이 빠르게 가세하는 흐름이고, 젊은 층의 아이폰 선호가 높아지는 만큼 예상 밖의 파급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페이도 지난해 말부터 기능을 고도화하는 등 견제에 나선 표정이다.
3일 금융위원회는 "관련 법령과 그간의 법령 해석 등을 고려해 신용카드사들이 필요한 관련 절차 등을 준수해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성페이의 최대 흥행 요인은 '범용성'이다. MST 방식과 NFC(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을 모두 갖췄는데, MST는 실물 카드를 긁어야 발생하는 자기장을 스마트폰에서 자체적으로 발생시켜 카드 정보를 전달하는 식이다. 국내 대부분 가맹점이 MST 단말기를 갖췄다.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는 2018년부터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QR·바코드 결제' 방식이 여전히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
애플페이의 약점도 NFC 결제 방식만 지원한다는 점이다. 작년 기준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290만개 가운데 NFC 기반 단말기를 보유한 곳은 전국 편의점,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스타벅스 등 약 10%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애플페이가 삼성페이처럼 대중화되려면 최소 80% 이상의 가맹점에 NFC 결제 단말기가 설치돼야 한다고 본다. 문제는 비용이다. 애플페이를 받기 위해 자비를 들여 NFC 단말기를 갖출 자영업자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애플페이의 첫 파트너인 현대카드에 이어 다른 카드사들까지 차례로 뛰어들면 단말기 보급은 좀 더 빠르게 이어질 수 있다. 상당 기간 현대카드 홀로 애플페이 사업을 맡게 됐다면 NFC 단말기 보급이 더뎠겠지만, 주요 카드사들이 일제히 가세하면서 비용 분담이 가능해졌다. 이미 현대카드는 NFC 결제 단말기 설치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페이도 적잖이 의식하는 표정이다. '애플페이 출시가 임박했다'는 풍문이 돌았던 지난해 말부터 도어록 오픈, 모바일 면허 서비스 등 기능을 고도화했고, 모바일 신분증이나 각종 티켓을 삼성페이에 탑재하는 내용의 광고도 개시한 바 있다. 삼성페이 광고는 2019년 이후 3년 만의 일이었고, 더욱이 갤럭시Z4 시리즈와 갤럭시S23 사이의 단말기 공백에 광고 물량을 투입한 것도 이례적이었다. 애플페이의 영향력 확대 이전에 결제는 물론 생활 편의 서비스로서 차별화하며 확고한 시장 우위를 과시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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