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스미스’에 응답받은 황제성, ‘K-코미디’ 시대 활짝?

남지은 2023. 2. 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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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디제이(DJ) 제성. 샘 스미스야. 한국에서 '언홀리'가 화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 정말 고마워." 팝 가수 샘 스미스가 한국 코미디언 황제성한테 보낸 영상 메시지가 한주간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샘 스미스가 요즘 한국에서 자신의 곡 '언홀리'가 인기라는 소식에 황제성한테 감사 인사를 한 것이다.

황제성이 샘 스미스로 분장해 '언홀리' 뮤직비디오를 커버한 영상이 누적 조회수 2000만회를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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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이슈][이주의 이슈] 킹 스미스 ‘언홀리’

<황제성의 황제파워> 에스엔에스

“안녕 디제이(DJ) 제성. 샘 스미스야. 한국에서 ‘언홀리’가 화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 정말 고마워.” 팝 가수 샘 스미스가 한국 코미디언 황제성한테 보낸 영상 메시지가 한주간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샘 스미스가 요즘 한국에서 자신의 곡 ‘언홀리’가 인기라는 소식에 황제성한테 감사 인사를 한 것이다. 이 영상은 황제성이 진행하는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프로그램 <황제성의 황제파워>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에스엔에스∙SNS)에 공개됐다.

‘언홀리’는 영국 가수 샘 스미스와 독일 가수 킴 페트라스가 2022년 9월22일 출시한 합작 싱글로, 당시 발매 4주 만에 ‘빌보드 1위’를 차지했다. 샘 스미스 최초 빌보드 1위 곡이다. 샘 스미스가 지난달 27일 발매한 정규 4집 앨범 <글로리아>에도 수록됐다. ‘언홀리’는 웅장하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뮤직비디오 등으로 각종 플랫폼에서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도 여러 음원 사이트 ‘해외 차트 부문’ 상위권에 올랐다.

누리꾼들이 합성해놓은 밈. 샘 스미스 ‘언홀리’ 뮤직비디오(왼쪽)와 황제성이 커버한 뮤직비디오.

그러나 ‘언홀리’는 황제성을 만나 국내에서 ‘더’ 대중적인 곡으로 거듭난 측면이 있다. 황제성이 샘 스미스로 분장해 ‘언홀리’ 뮤직비디오를 커버한 영상이 누적 조회수 2000만회를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얻은 것이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쪽은 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황제성씨가 뮤직비디오를 따라 만들면서 케이팝 중심인 국내 시장에서 샘 스미스한테 한번 더 관심을 갖게 했다. 호감도도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샘 스미스와 황제성은 사전에 어떤 계획 없이 오직 ‘콘텐츠’로 연결됐다. 황제성은 <황제성의 황제파워>에서 다양한 인물로 분장해 ‘보이는 라디오’를 진행한다. 그중 한명이 샘 스미스였는데, 청취자들이 “정말 닮았다. 뮤직비디오를 따라 만들어보라”고 재미있게 제안한 것이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쪽은 “패러디 영상을 보고 내부에서도 재미있어했다. 국내외 (샘 스미스) 담당자들이 한국에서 이런 것이 화제라는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자연스럽게 화답 영상을 촬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제성은 앞으로 “‘킹 스미스’를 부캐(부가 캐릭터)로 만들어 꾸준히 샘 스미스를 패러디할 생각”이라고 한다.

황제성한테 응답하는 샘 스미스. <황제성의 황제파워> 에스엔에스

황제성의 사례를 일부에서는 케이(K)코미디의 ‘저력’을 보여줄 기회로 바라보기도 한다. 창의력 하나로 ‘본캐’의 국내 영향력을 높였고, 전 세계에서 통하는 캐릭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커버 영상을 샘 스미스 팬들만 봐도 황제성은 이미 세계적인 스타”라는 댓글이 눈에 띈다. 케이콘텐츠는 드라마와 영화, 음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데, 코미디언들은 실력에 견줘 갖고 있는 것을 보여줄 공간이 부족했다. 주요 무대가 공개코미디 중심에서 유튜브로 옮아가면서 숨통은 트였지만, 한계는 존재했다. 최근 <한겨레>와 만난 한 코미디언은 “케이콘텐츠 시대지만 한국에서는 ‘남을 웃기는 직업’을 낮게 보는 시선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일본 최고의 코미디언 기획사인 요시모토흥업 대표는 일주일에 한번 새 개그를 선보인 한국 코미디언들한테 찬사를 보낸 바 있다. 황제성과 샘 스미스의 만남이 케이 코미디의 저력을 보여줄 시작이 될 수 있을까.

황제성은 샘 스미스의 영상을 <황제성의 황제파워> 에스엔에스에 올리고 화답하면서 ‘그’답게 한마디를 덧붙여놨다. “샘 아우님, 혹시 이거 보면 부탁할게. 쓰고 남은 옷들은 해외 배송으로 나한테 보내줄 수 있어요? 진짜로 나 쓸 데가 있어서 그래요. 착불로 보내도 돼요.” 킹 스미스의 추신을 샘 스미스가 보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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