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경아 홈런 20개 치면 OO사줄게” 코치의 ‘은밀한 거래’…LG의 미래를 위해[MD스코츠데일]

2023. 2. 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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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김진성 기자] “홈런 20개만 치면 OO사줄게.”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스타디움. 어김 없이 LG 타자들의 1대1 T바 훈련이 진행됐다. 스윙 폼을 교정하는 게 아니라, 스윙의 길을 점검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는 시간이다. 이날의 주인공은 3루수 문보경.

문보경(23)은 2022시즌 126경기서 타율 0.315 9홈런 56타점 52득점 OPS 0.833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주전 3루수를 꿰찼다. 3할이 가능한, 정교한 타자로 성장할 것으로 보였지만, 이호준 타격코치의 시선은 다르다.

이 코치는 이 훈련에서 스윙의 길을 교정해주면서, 이런저런 야구 얘기도 나눈다. 일방적인 주입도 없고, 기본을 점검하는 시간이다. 사적인 얘기도 빠지지 않는다. 대뜸 이 코치는 “보경이가 홈런 25개만 치면 소원이 없겠다. 보경아 20개만 치면 OO사줄게”라고 했다.

MZ 세대, 특히 젊은 MZ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명품을 줄줄이 댔다. 그러나 문보경은 큰 관심이 없었고, 결국 신발 브랜드 얘기가 나왔다. 이 코치는 문보경에게 확실하게 약속했고, 문보경도 수락하면서 은밀한 거래(?)가 성사됐다.

이 코치는 문보경이 3할 타자에 만족하지 않고, 30홈런을 치는 타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럴만한 가능성,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현실적인 지적을 빼놓지 않았다. “홈런을 20개, 30개씩 치면 그때부터 경쟁은 없다. 30홈런 타자가 경쟁한다는 소리 들어봤나? 40개를 치느냐 못 치느냐의 얘기만 나올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코치는 “타율을 3할 2~3푼치는 것보다 홈런 2~30개를 치는 게 훨씬 낫다. 한번 봐라, 작년에 3할 친 문성주(0.303)는 올해 주전을 하니 마니 하는 상황이다. 야구가 그렇다. 20홈런, 30홈런 치는 타자가 FA로 돈도 많이 번다. 3할 한~두번 쳐봤자 알아주지도 않는다”라고 했다.

냉정한, 정확한 현실이다. 결국 야구는 장타생산력을 가진 선수의 가치가 높은 법이다. 그래서 이 코치는 “보경이는 일단 2할 7~8푼에 20홈런을 목표로 하자”라고 했다. 이미 3할을 돌파한 문보경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아니, 이대호처럼 3할2~3푼에 30홈런 칠 수 있으면 최고지. 너 부담 갖지 마라고 2할 7~8푼 얘기 하는거다”라고 했다.

이 코치는 문보경이 2~30홈런을 치는 타자로 거듭나서 돈도 많이 벌고, LG 타선에도 이바지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나중에 돈 많이 벌어야지. 중심타선에도 들어가서 100억 벌고 그래야지. 그러면 답은 나와있다”라고 했다. 이 코치의 ‘당근’까지 주어졌으니, 올해 문보경의 변신을 기대해볼 만하다.

LG의 상황만 봐도 그렇다. 현 시점에서 LG 타선은 김현수, 박해민, 오지환, 박동원 등이 이끌어가야 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올해 대놓고 1루수로 기회를 받을 이재원과 문보경, 문성주가 중심타선에서 자연스럽게 형들로부터 배턴을 이어받아야 한다.

이 코치는 문보경이 장타를 장착하기 위해 문성주와는 스윙의 길이 달라야 한다고 하며, 세부적인 방법론을 디테일하게 제시했다. 문보경이 올 가을 이 코치로부터 신발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이 은밀한 거래는 이 코치의 이득은 전혀 없는, 철저히 문보경과 LG 타선의 미래에 초점을 뒀다.

[문보경. 사진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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