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보내지 못했습니다"‥오늘 시민 추모제
[뉴스투데이]
◀ 앵커 ▶
10·29 참사가 발생한 지 내일이면 100일입니다.
유가족협의회 등이 오늘 서울 도심에서 시민추모제를 예고했는데 파괴된 유가족들의 삶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민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25살이었던 상은 씨의 방입니다.
꼭 상은 씨가 아침에 나간 것 같습니다.
'학점 4점', '계절학기', '취업' 등 메모가 붙어있고, 프랑스 여행 사진 등도 예전과 그대로입니다.
외동딸이었던 상은 씨는 작년 여름,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이상은 씨 - 아버지 통화 (참사 전)] "<여보세요, 나 합격했어!> 축하해. 고생했다. 축하해…"
하지만 취직을 기대하며 찍은 증명사진은 영정사진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장 힘들고 무서운 건 딸이 돌아올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강선이/상은 씨 어머니] "어느 순간 제가 상은이가 없다는 걸 인정하고 있는 걸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내가 이 믿기지 않는 현실을 이제는 받아들이고 있나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
주인을 잃은 런닝머신 위에 운동화 한 켤레가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배우였던 25살 지한 씨의 운동기구입니다.
집안 곳곳에 여전한 지한 씨의 흔적들, 빨리 데뷔하게 해달라는 누나의 글도 보입니다.
한 살 터울 동생을 보낸 가영 씨는 참사 이후 휴학했고,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일도 그만뒀습니다.
[이가영/지한 씨 누나]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지한이가 다니지 못한 학교를 제가 어떻게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지한이가 하고 싶어했던 거를 제가 하는 게‥ 죄송합니다."
지한 씨의 방 역시 참사 전과 똑같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쓰던 책상과 연습하던 대본집, 지한 씨의 키를 재려고 벽에 한 낙서까지 그대로입니다.
[조미은/지한 씨 어머니] "이 스탠드는 하루도 끈 적이 없고 자기방 들어오면 깜깜할까봐… 보일러 한 번도 끈 적 없어요."
유족들이 희생자들을 떠나보내지도, 파괴된 삶을 복구하지도 못하는 건 전혀 해결된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과도, 수사도, 책임 규명도 그렇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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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형 기자(peanu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today/article/6451864_362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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