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은 울고 투자자는 웃고…올해 150% 수익난 종목은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3. 2. 4. 0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LNG 운반선이 사할린의 항구에 정박해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MMBTU당 10달러에 육박했던 천연가스 가격은 최근 2.5달러 수준까지 폭락했다. [타스 연합]
유례없는 유럽의 이상고온 현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자원을 무기화한 러시아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지만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강한 베팅을 한 투자자들은 불과 한달여 만에 2배 넘는 수익을 내며 환호하고 있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TRUE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H)’는 지난해 말 600원에서 이날 1515원까지 152.50% 폭등했다.

이 ETN은 뉴욕상품거래소에 상장한 천연가스 선물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1% 오르면 2%의 손실을 보고 1% 떨어지면 2%의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역의 방향으로 수익률을 내도록 설계한 상품을 인버스라고 하는데 2배의 수익률을 추종하기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곱버스’라고 불린다.

다른 천연가스 곱버스의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메리츠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147.80%),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144.65%), ‘대신 S&P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144.10%), ‘신한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142.13%) 등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 중인 모든 개별 상장사와 ETF, ETN을 통틀어 수익률 최상위 5개 종목이 모두 천연가스 곱버스 상품이다.

‘TRUE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H)’의 최근 6개월간 주가 추이 [출처 : 구글 파이낸스]
반대로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하나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81.67%) 등 천연가스 선물 가격의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은 큰 손실을 입었다.

이는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폭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2021년 말 MMBTU당 3.73달러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고 러시아가 유럽 수출을 중단하면서 지난해 8월에는 9.68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MMBTU당 2.46달러로 5년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만 45.09%나 빠진 것이다.

천연가스 가격이 폭락한 것은 유럽에 이상고온 현상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겨울임에도 영국 날씨가 영상 10도를 넘고 스페인은 20도가 넘고 있다. 스위스 알프스 스키장에는 눈이 녹아 스키대회가 취소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천연가스 소비 자체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기 전인 지난해 11월에도 독일의 천연가스 소비량은 전년동기대비 20% 이상 줄었다. 유럽 각국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에 대비해 평년보다 훨씬 많은 천연가스를 비축해뒀는데 난방 수요가 급감하면서 천연가스가 남아도는 상황이 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천연가스 가격의 변동성이 큰 만큼 성급한 접근을 자제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일시적인 수급의 영향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반등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럽 천연가스 재고는 1월에도 83%라는 유의미한 재고 축적율을 유지하고 있어 이제부터 겨울한파가 몰아쳐도 이번 겨울 내 천연가스 수급 밸런스가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라면서도 “아직까지는 올해 총 천연가스 공급량이 수요를 넘어서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해 장기적인 천연가스 강세 전망은 유지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