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로보칼립스 또는 로보토피아

이창환 IT부장 입력 2023. 2. 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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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했다.

과학과 의학의 놀라운 발전으로 인류는 역사상 가장 오랜 수명을 누리게 됐고, 고도로 발전된 기술은 편리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었다.

발전을 거듭하던 기술은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등장하던 로봇을 현실로 옮겨놨다.

그렇다면 로봇은 기술의 발전이 그래왔던 것처럼 인류에게 행복을 안겨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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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했다. 중세시대 귀족도 조선시대 양반도 지금의 인류처럼 편안한 삶을 누리지 못했다. 과학과 의학의 놀라운 발전으로 인류는 역사상 가장 오랜 수명을 누리게 됐고, 고도로 발전된 기술은 편리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었다.

발전을 거듭하던 기술은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등장하던 로봇을 현실로 옮겨놨다. 물론 영화 속에 나오는 인간을 꼭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나오려면 몇 세기가 더 지나야 할지 모른다. 주목할 점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해 사용 범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로봇 기술이다. 그렇다면 로봇은 기술의 발전이 그래왔던 것처럼 인류에게 행복을 안겨줄까.

우선 로봇이 대체 어디까지 발전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로봇은 크게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으로 나뉜다. 산업용 로봇은 공장 같은 생산현장에서 위험한 작업을 대체하거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용된다. 서비스용 로봇은 제조업 이외의 가사·건강·교육·의료 등의 분야에서 인간을 대체한다. 최근 등장한 치킨로봇, 커피로봇, 방역로봇, 배달로봇 등이 여기에 속한다.

산업용 로봇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면 서비스형 로봇은 이제 태동기다. 로봇의 하드웨어가 저렴해지고 로봇에 뇌(AI)와 눈(카메라·센서 등)이 생기면서 이제 스스로 판단하고 일할 수 있는 ‘노동자’가 되고 있다.

로봇 산업이 주목받으면서 대기업도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지난 2021년 미국의 유명 로봇 제조사 보스턴 다이내믹을 인수하고 로봇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부터 전담조직을 강화해 로봇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일찍 서비스형 로봇 사업에 뛰어들어 일상생활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로봇 개발에 힘쓰고 있다.

스타트업에 이어 대기업까지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로봇의 발전 속도는 더 빨라질 게 분명하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로봇은 인류에게 행복을 안겨줄까. 로봇이 우리의 일상을 파고들며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일자리’다.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 사람이 더는 필요 없어지고 배달로봇이 대중화하면 배달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게 된다.

로봇의 발전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로보칼립스(Robocalypes)와 로보토피아(Robotopia). 로보칼립스를 주장하는 이들은 20년 이내에 일자리의 절반가량이 로봇으로 대체돼 대량 실업으로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반면 로보토피아를 지지하는 이들은 기술 혁신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그 산업의 고용은 감소시키지만, 소득과 구매력 증가로 다른 산업의 고용을 늘릴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 열띤 논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는 그의 저서 ‘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에서 “가장 유력한 미래는 로보칼립스와 로보토피아 사이 그 어딘가일 것”이라며 “준비 정도와 훈련 및 교육, 채용 기회에 대한 접근성 등이 개인과 사회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세시대 그 누구도 대장장이(blacksmith)가 공장의 기계로 대체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많던 스미스와 그의 자손들은 오늘날까지 스미스라는 성을 유지하며 저마다의 일자리를 지키고 있다. 로봇 산업의 발달은 일자리 지형을 뒤흔들 게 분명하다. 로봇 시대에 대응하는 최선책은 솅커의 지적처럼 기술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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