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택시타듯 함정 탄 함장… 尹, 보고받고 격노
尹 “기강해이 심각한 수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군 고위 관계자에게 일명 ‘함정 택시’ 사건 등 군기 문란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나사가 빠졌다”며 격노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정부·군 소식통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승겸 합참의장 등에게 ‘결전 태세 확립을 위한 강군 건설 방안’ 등 현안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지난해 6월 중순 발생했다가 최근에야 알려진 ‘함정 택시’ 사건 감찰 보고도 이뤄졌다. 이 사건은 해군 1500t(톤)급 호위함 함장이 임무 중 “함정이 고장 났다”고 허위 보고를 하고 수리를 하겠다며 제주 기지에 입항한 뒤 개인 용무를 봤다는 내용이다. 조사 결과, 이 함장은 제주 기지에서 자신과 가까운 상관의 이·취임식에 참석했다고 한다. 이렇게 호위함을 택시처럼 이용하는 바람에 임무 공백이 생겨 이를 메우기 위해 다른 함정이 서둘러 투입됐다.
이에 윤 대통령은 크게 화를 내며 “대체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것이냐”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다” “나사가 빠진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함정 운용 시스템에 허점은 없는지도 체크해 보라고 주문했다. 군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육·해·공 등 군 전반의 기강 해이 문제를 강하게 질책했다”면서 “올해 북한이 고강도 군사 도발과 대남 교란 작전을 벌일 가능성이 큰 만큼, 대비 태세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해군에선 지난해 11월 군 고속정이 서해에서 암초에 부딪혔지만, 해군 간부들이 잘못을 감추기 위해 갑자기 떠내려 온 부유물에 받힌 것이라고 허위 보고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군 당국이 수사 중이다. 군 소식통은 “군인이 임무 수행 중 실책은 할 수 있지만, 허위 보고 등은 군기 문란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행태”라면서 “군 당국은 이번 사건들과 관련해 수사 결과에 따라 엄중히 처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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