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해먹는데… 한국, 영국보다 2배 더 든다

이미지 기자 2023. 2. 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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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악명높은 런던 현지 마트서 장보니

지난달 27일 취재차 영국 런던을 찾은 기자는 현지 유명 대형 마트인 막스앤스펜서를 찾아 장바구니를 들었다. 소비자 물가가 4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영국과 한국의 밥상 물가를 비교해보기 위해서였다.

아침 식사로는 토스트를, 저녁 메뉴는 토마토 소고기 스튜로 정해 필요한 식재료를 샀고, 같은 날 한국의 대형 대표 마트에서 같은 종류와 중량의 식재료를 샀을 때를 기준으로 가격을 비교했다. 결론은 아침 식사는 서울이 런던의 1.4배, 저녁은 서울이 2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기록적인 인플레를 겪으며 식료품 가격이 17개월 연속 상승한 영국보다 한국의 밥상 물가가 훨씬 더 비싼 것이다.

◇아침은 1.4배, 저녁은 2배 더 비싸

식빵·우유·계란으로 간단한 아침 식사를 먹을 때 드는 비용은 영국이 8067원, 국내 대형마트는 1만1486원이었다. 계란은 양쪽 가격이 비슷했지만 식빵은 2배 이상, 우유는 1000원 가까이 한국이 비쌌다.

저녁 메뉴인 토마토 소고기 스튜를 만들 경우 식재료 가격 차는 2배로 벌어졌다. 한국에선 국거리용, 영국에선 정육각형으로 잘라 파는 소고기(400g) 가격을 기준으로 영국산은 1만1040원이었지만 한우는 2만800원으로 거의 1만원이 비쌌다. 다만, 한국에서 한우가 아닌 호주산 같은 수입육으로 바꿀 경우에는 1만4000원대에 살 수 있었다. 감자·당근·양파·양배추 같은 채소 가격은 모두 한국이 비쌌고 특히 당근은 한국 가격이 영국의 8.5배였다. 저녁 차림에 드는 돈은 한국이 4만1019원, 영국은 2만1011원이었다.

후식용 과일이나 주류를 곁들이면 비용 차이는 더 커졌다. 파인애플 가격은 한국이 영국의 4.5배였고 사과·청포도 가격도 더 높았다. 한국에선 3만원 중반대인 뉴질랜드산 오이스터베이와인은 영국에선 1만원대였다.

영국은 지난 10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1.1%(영국 통계청 기준)로 41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고, 식료품 가격도 17개월 연속으로 오르면서 작년 12월엔 전년 대비 17%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작년도, 올해도, 또 오른다

전 세계 밥상 물가 순위에서 서울은 이미 살인적인 물가로 악명 높은 스위스 주요 도시들과 어깨를 겨루는 세계적인 ‘고물가 도시’로 분류된다. 글로벌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올해 서울 식료품 가격은 미 뉴욕(11위)과 일본 도쿄(33위), 파리(57위)보다 높은 세계 9위다.

하지만 물가 급등세가 잦아들고 있는 미국 등과 달리 올해 우리 밥상 물가는 더 오를 조짐이다. 최근 국내 채소 가격이 작년에 이어 또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당근(무세척·20㎏) 평균 도매가격은 5만9600원으로 1년 전(2만5420원)에 비해 2.3배로 올랐다. 양파(15㎏)도 2만282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만639원)에 비해 114%, 생강(10㎏)은 9만3380원으로 187% 급등했다. 오이(10㎏)와 양배추(8㎏), 무(20㎏) 가격도 22~32%씩 올랐다. 올겨울 최강 한파가 찾아오면서 강원 내륙과 경기 북부, 충북과 일부 남부 지역에 채소 냉해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또 겨울철 난방비가 급등하면서 비닐하우스 등 시설 재배 채소의 생산비도 크게 올랐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도 1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5.2% 올라 3개월 만에 다시 상승 폭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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