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령의 올댓 비즈니스] 예나 지금이나 친구는 150명이 한계다
“물은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지만, 사람은 어떤 친구를 사귀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
아사히 맥주 회장이었던 히구치 히로타로의 말이다. 미국 예일대 MBA 학생이라면 졸업 전 필수로 들어야 하는 최고 인기 수업이 있다. 제목은 ‘전략적 네트워크 관리하기’. 마리사 킹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예일대 교수를 지내면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연구해 온 젊은 학자다. 그가 쓴 첫 번째 책 ‘인생을 바꾸는 관계의 힘’(비즈니스북스)이 한국에 따끈따끈하게 출간되었다.
사람 한 명이 가질 수 있는 인맥의 크기는 몇 명일까? 저자는 ‘던바의 수’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인류학자 로빈 던바에 따르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안정적 친분 관계는 150명이다. 메소포타미아 신석기 시대 마을부터 현대 군대에 이르기까지, 서로 주고받으며 편안함을 느끼는 관계는 평균 150명이라는 것이다. 던바의 수를 기준으로 10%에 해당하는 15명과는 정서적 친밀감을 느끼는 깊은 유대관계를 가지게 되고, 10배에 해당하는 1500명과는 안면만 있는 사이가 된다.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조사 결과 이 숫자는 변치 않았다.
따라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유지할 수 있는 에너지 총량은 우리 모두 비슷하다고 할 때, 차이를 만드는 것은 에너지를 배분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관계 유형을 소집자형(Convener), 중개자형(Broker), 마당발형(Expansionist) 세 가지로 구분한다. 소수와 좁고 깊은 관계를 편안해 하는 사람은 소집자형,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연결되기를 선호하는 사람은 중개자형, 다수와 넓은 친분을 쌓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마당발형이다. 나는 어떤 유형에 해당할까? 저자는 친절하게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두었다. 궁금한 분은 assessyournetwork.com에서 해 볼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타인과 관계 맺기에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풍부하게 담았다는 것도 있지만, 위로와 공감의 태도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이 문장처럼. “여러 가지 선택을 놓고 쩔쩔매더라도 당신은 미친 것이 아니다. 인간으로서 정상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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