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이슈&인물] UAE 스마트팜 수출 쾌거⋯충남 부여 우듬지팜 강성민 대표 ①

이현진 2023. 2. 4.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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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많은 이야기가 쏟아집니다. 넘쳐나는 정보와 끊임없는 사건들로, 어떤 것에 주목해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없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시작합니다. 2023 이슈&인물. 농업계 이슈 한복판에 서있는 화제의 인물을 만나 독자 여러분이 궁금해할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지난달 중순 국내 언론들은 저 멀리 중동에서 맺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투자 협약 뉴스를 일제히 타전했습니다.

1월 14~17일 100여개 중소·중견기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국빈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이목이 쏠린 시기였는데요. 이때 UAE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총 300억달러 투자 약속과 48건의 양해각서(MOU) 체결 등을 이끌어냈다고 하죠.

윤석열 대통령(오른쪽 두번째)이 1월16일 UAE 아부다비 릭소스 마리나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서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가운데 농업계에도 주목할 만한 이슈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스마트농업 기업들이 5600만달러 규모의 MOU를 맺은 소식이었죠. 국내 대기업인 농심을 비롯해 여러 정보통신(IT) 기업이 참여해 개발한 딸기 수직농장, 그리고 코오롱글로벌이 투자한 기업인 올레팜의 아쿠아포닉스(물고기 농법) 스마트팜 등의 수출 협약이 체결된 것이죠.

이 가운데 충남 부여의 우듬지팜도 당당히 이들 수출 협약 실적에 지분을 더했습니다. UAE 현지에 스마트팜을 설치·운영하고 식품 가공공장을 구축하는 것으로 총 1080만달러, 우리 돈 132억원 수준의 MOU를 맺고 돌아왔습니다. 우듬지팜은 토마토를 주 품목으로 재배하는 농업회사법인입니다. 아울러 스테비아를 첨가해 당도를 높인 토마토를 인기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죠.

유수의 IT 기업이나 대기업도 아닌, 국내에서 토마토를 생산하는 농장이 어떻게 스마트팜을 수출하게 된 걸까요. 이번 대통령의 UAE 순방길에 동행한 강성민 우듬지팜 대표를 만나 직접 물어봤습니다.

또 국내 스마트팜 업계를 선도하는 곳으로서 잘 나가는 스마트팜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아울러 스마트농업에 진출하는 농가 등이 유의해야 할 점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의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1월30일 충남 부여 규암면 소재 우듬지팜에서 만난 강성민 대표. 유리온실에서 생산되는 토마토의 우수한 품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Q. 우듬지팜은 어떤 곳인가요?

우듬지팜은 충남 부여에서 토마토를 생산하는 농업회사법인입니다. 2011년 영농조합법인으로 출발했고요. 2019년 최신 스마트팜 시설을 도입해 현재 약 11㏊, 3만5000평 정도 규모의 유리온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완숙토마토와 방울토마토 위주로 생산하고요. 1차로 생산한 토마토 원물에 스테비아를 첨가해 가공한 고당도의 토마토가 우리의 주 품목입니다.

Q. 매출액은 얼마나 되나요?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450억원 수준입니다. 2018년 매출액이 95억원 정도였던 것에 견주면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도 50억원에서 80억원 수준으로 높은 편입니다.

전체 3만5000평 유리온실 가운데 1만9000평에 우듬지팜이 자랑하는 국내 최초 반밀폐형 스마트온실이 들어서 있다. 제공=우듬지팜

Q. 농업회사법인 중에서도 상당히 큰 규모네요.

대농이라고 봐야겠죠. 우선 국내 단일 토마토 농장으로는 가장 큰 규모고요. 현재 사무직 인원을 포함해 한국인 50명, 외국인 30명 등 전체 80명의 근로자가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Q. UAE에서 어떤 협약을 맺었나요?

저희와 수출 협약을 맺은 곳은 ‘일라이트 아그로(Elite Agro, 현지 발음)’라는 UAE 농업기업이에요. 현지에서 굉장히 큰 규모(3500㏊)의 온실을 운영하는 곳이고요. 이 업체와 함께 우리의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팜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것으로 1000만달러, 그리고 토마토에 스테비아를 첨가하는 식품 가공공장을 구축하는 것과 관련해 80만달러 정도 규모의 MOU를 체결했죠.

1월16일 UAE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서 강성민 우듬지팜 대표(왼쪽부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일라이트 아그로 관계자들이 MOU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우듬지팜

Q. 어떻게 중동에 진출할 생각을 했나요? 그것도 토마토가 아니라 스마트팜을 판매할 생각 말이죠.

사실 저희가 처음부터 중동을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원래는 국내에서 비행기로 4시간 거리 안쪽에 있는 일본·홍콩·싱가포르 등에 저희 토마토를 수출하려고 했죠. 근데 막상 현지에 가보니까 물 건너온 우리 토마토 가격이 너무 비싼 거죠. 그래서 현지에서 생산한 토마토를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해외에서 토마토를 생산해보자. 그럼 가격도 낮출 수 있고 신선도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꼭 가까운 나라가 아니어도 되지 않을까. 중동으로 진출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 거죠. 중동이 또 단맛을 굉장히 좋아하잖아요. 우리의 스테비아 토마토가 경쟁력이 있겠다고 판단했어요.

Q. 그렇게 해서 이번 UAE 방문 때 바로 협약을 체결한 건가요?

아니요. 이번 방문 전까지 진행 상황은 지지부진했어요. 저희가 단독으로 추진했을 때 현지 기업들 반응은 그저 그랬죠. 특히 이번에 저희와 협약을 맺은 일라이트 아그로는 엄청 큰 회사에요. 국내로 보면 농협과 이마트를 합칠 정도의 규모랄까요. 반면 우듬지팜은 작은 회사잖아요. ‘너희가 무슨 기술이 있겠어?’ 같은 그런 시선이 깔려 있었어요.

그러던 중 이번 정부의 UAE 경제사절단에 포함되고 나서 진행 속도가 빨라진 겁니다.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해 주UAE 한국대사관과 코트라 등에서 우듬지팜을 잘 설명해 주니, UAE 기업들이 우리에 대해 신뢰감을 갖게 돼 MOU까지 이어질 수 있었어요. 저희도 이렇게 빨리 체결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강성민 우듬지팜 대표(오른쪽 첫번째)가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서 현지 바이어들과 협의하고 있는 모습. 제공=우듬지팜

Q. 현지에서 우듬지팜의 어떤 부분을 특히 마음에 들어 했나요?

저희 스마트팜은 1년 사계절 생산이 가능하거든요. 기존 UAE의 온실은 1년 중 겨울철 4개월만 농사를 지을 수 있어요. 이외 계절엔 워낙 더워서 생산이 안되는 거죠. 그러나 우리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반밀폐형 스마트온실에선 여름·겨울 관계없이 연중 농산물이 생산됩니다. 외부 공기 유입을 최소화하고 내부 공기를 계속 순환시켜 뜨거운 여름에도 수월하게 냉방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방울토마토를 재배 중인 우듬지팜 유리온실의 내부 모습. 온도·습도 등이 자동 관리되므로 추운 겨울철에도 온화한 환경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Q. 스테비아 토마토도 인기를 끌었다고 들었습니다.

반응이 엄청 좋았어요. 저희가 이번 경제사절단에 참여하기 전에도 지난해 12월 현지에서 열린 ‘UAE 내셔널데이’ 행사를 방문했었습니다. 이때 세계 각국의 대사들에게 우리의 스테비아 토마토를 시식하게 할 기회가 있었는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특히 UAE는 딸기도 달지 않다고 초콜릿에 찍어 먹는 나라거든요.

이번 경제사절단이 참여한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우리 스테비아 토마토가 시식 과일로 선정됐어요. 여기서 굉장히 반응이 좋았죠. 맛을 본 바이어들이 우리 부스에 줄을 섰고 바로 계약하자는 업체들도 있었습니다.

‘한·UAE 비즈니스 포럼’ 시식 과일로 오른 우듬지팜의 스테비아 토마토. 제공=우듬지팜

Q. 스테비아 토마토는 어떻게 가공하나요?

예전엔 보통 거름에 스테비아를 섞어 시비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했지만 당도가 잘 올라가지 않았죠. 저희는 수확한 토마토를 스테비아 원액에 담가 진공 상태에서 압력에 변화를 줘 스며들게 합니다. 특허 낸 기술이에요. 원래 국내에선 사과에 적용하던 기술이었고요. 우듬지팜이 이걸 토마토에 접목한 거죠.

Q. 스마트팜이 아닌 일반 농장에서 나온 토마토로도 스테비아 토마토를 만들 수 있을까요?

어렵죠. 스테비아 가공을 하려면 과육이 단단하고 표면이 골고루 익어 있어야 해요. 그래야 스테비아 성분이 스며들었을 때 단맛이 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의 차이가 생기지 않거든요. 그러나 일반 노지 등에서 재배한 토마토는 표면이 고루 익지 않은 것들이 많아 맛에 차이가 생깁니다. 이와 달리 스마트팜에선 여러 환경 요인을 제어해서 원하는 토마토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우듬지팜 유리온실에서 재배 중인 방울토마토.

(다음 편에 계속)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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