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퇴한 英 지방 도시를 부활시킨 지역 공동체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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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와 빈익빈 부익부로 인해 '지역 소멸'은 전 세계적인 추세로 여겨진다.
산업혁명기 면공업을 중심으로 발전한 프레스턴은 전기산업과 조선업 등으로 번영했지만 1970년대 제조업 쇠퇴와 중앙정부의 긴축 재정으로 지역 경제는 추락을 거듭했다.
프레스턴 역시 이런 '앵커 기관' 여섯 곳의 상품·서비스 계약을 지역 업체로 전환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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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턴, 더 나은 경제를 상상하다/매튜 브라운·리안 존스/김익성 옮김/원더박스/1만6000원
인구 감소와 빈익빈 부익부로 인해 ‘지역 소멸’은 전 세계적인 추세로 여겨진다.
지역 경제 개선을 위해 프레스턴이 벤치마킹한 것은 미국 클리블랜드와 스페인 몬드라곤 사례. ‘공동체 자산 구축(Community wealth-building)’을 핵심으로 하는 ‘클리블랜드 모델’은 지역에 기반을 둔 공적기관의 지출을 지역 내에서 해결하도록 했다. 가령 종전에는 다국적 기업이 하던 클리블랜드 대형 병원의 의료 세탁물 관리를 지역 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식이다. 사소해 보이는 변화지만 이를 통해 지역 협동조합의 직원은 세 배 증가하고, 급여는 15% 올랐다. 지역의 돈이 외부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순환하도록 한 것이 통한 셈이다.
프레스턴 역시 이런 ‘앵커 기관’ 여섯 곳의 상품·서비스 계약을 지역 업체로 전환하도록 했다. 결과는 성공. 이들 기관에서 프레스턴에 지출한 금액은 2013년 3800만파운드(약 576억원)에서 4년 만에 1억1100만파운드(1684억원)로 치솟았다. 이를 통해 지역 안에 돈이 돌면서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몬드라곤 모델’은 지역 내 마땅한 기업이 없는 경우에 이용됐다. 몬드라곤 모델의 기본은 공동소유권을 바탕으로 한 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현재 스페인 내 여섯 번째 규모의 대기업으로 2019년 총매출액 60억유로(8조311억원)를 돌파했다.
책은 프레스턴, 클리블랜드 모델, 몬드라곤 모델뿐 아니라 웨일스의 ‘기초 경제’ 전략, 런던 뉴엄자치구와 해링게이자치구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 일어난 시민운동, 스코틀랜드 노스에어셔의 사례, 주민 참여 예산 제도 등 현재 영국에서 시행 중인 정책에 관한 정보도 담았다.
프레스턴 ‘부활’ 사례는 지역 경제 붕괴와 높은 실업률, 청년층 이탈 등이 이어지며 쇠락을 거듭하는 오늘날 지방 도시에 ‘희망’이 되어준다. 다만 프레스턴 모델을 설계한 이들도 이 모델이 만능이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망가진 지방을 살리기 위한 시도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참고할 만하다. 특히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모이고, 대기업 중심의 경제로 부작용을 겪는 대한민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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