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광화문 ‘핼러윈 참사’ 추모제 불허... 유가족 반발
유족, 광장 옆 도로서 행사 강행
‘핼러윈 참사’ 100일을 앞두고 유가족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추모제를 열려고 하자 서울시가 이를 허가하지 않으면서 양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협의회)’가 낸 광화문광장 사용 신청을 최종 불허했다고 3일 밝혔다. 협의회는 4일 광화문광장에서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를 열기 위해 광장 사용 신청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KBS가 먼저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를 받아 드라마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라 이중으로 사용 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협의회 측은 3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장은 국민들의 것”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가족과 긴밀히 협조하겠다던 약속을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협의회 측은 또 “KBS가 추모대회 개최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서울시가 반려 사유로 제시한 KBS 촬영은 불허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추모제 참석 인원이 많고 앞선 행사의 정리 작업 등으로 안전이 우려된다”며 광장 사용을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유가족 측은 지난달 30일 ‘이태원 참사 행정안전부 지원단’에 추모 공간을 광화문광장에 설치하고 싶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이 지원단에는 서울시 관계자도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는 추모 공간 설치가 광장 운영 방침과 맞지 않는다며 이 역시 허가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가족 측에 이미 녹사평역 내 추모 공간 설치를 제안했다”며 “모든 시민이 이용하는 광장에 고정된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안전 등의 문제로 어렵다”고 했다.
협의회 측은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사용을 허가하지 않아도 광장 옆 도로에서 추모대회를 한다는 방침이다. 협의회 측은 4일 오전 11시 용산구 녹사평역 분향소를 출발해 광화문까지 행진하고, 오후 2시 광화문광장 옆 세종대로에서 ‘참사 100일 추모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추모대회에 약 5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4일 오후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정권 규탄대회’가 열리고,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자유통일당의 집회도 예정돼 있어 광화문 일대가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설] 국민 미래 걸린 ‘연금 개혁’ 5월 중 처리할 기회 있다
- [수요동물원] 라이온킹의 ‘내시’로 나온 이 새, 사랑에 눈 먼 킬러였다
- 한국 여자골프 다시 최고의 자리 오를까?
- [朝鮮칼럼] 양극화와 수축사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태평로] 조국·윤미향에 대한 대법원의 책임
- 대행천국 일본… 부모 간병·장례도 대신해준다 [방구석 도쿄통신]
- [데스크에서] 이화영 술자리, ‘정치의 사법 통제’
- [김한수의 오마이갓]국민연금·암보험·치매간병보험까지...어느 스님의 슬기로운 노후 대비
- ‘한국에 패하고 비난 폭발’ 日, 이례적으로 선수단 미팅→파리올림픽 진출 ‘목표 완수’
- [최재붕의 디지털 신대륙] AI 동영상 기술 확인한 ‘아바타’ CG社의 탄식… “이제 우린 뭘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