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로 한번, 댓글로 한번 더…2차 가해도 사회적 재난”

강푸른 2023. 2. 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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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유가족들이 팻말을 들고 서울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섰습니다.

참사 백일을 하루 앞둔 내일(4일), 합동분향소가 있는 서울 녹사평역을 출발해 광화문을 향해 함께 걷자고 제안했습니다.

막막했던 고비마다 손 내밀어준 시민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유가족들 몸과 마음 고생은 여전한데요.

특히 일부 언론과 정치인, 익명의 시민들이 쏟아내는 말이 가족의 마음에 날카롭고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강푸른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 100일까지 앞으로 이틀.

고 이주영 씨 아버지에게 참사는 두 번이었습니다.

자식을 잃은 고통이 가장 크지만, 사람과 사회를 믿을 수 없게 된 아픔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유가족을 향한 끝없는 모욕 때문입니다.

[이정민/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부대표 : "저희가 어떤 행사를 하거나 사람이 모여 있을 때 계속 끊임없이 괴롭히고 그러거든요. 괴롭히겠다는 목적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너무 더 고통스러웠고."]

피해가 커지는 걸 막아야 할 정치인과 관료 등이 오히려 조롱을 부추겼습니다.

[김초롱/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지난달/국회 공청회 : "저에게 2차 가해는 장관, 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습니다. 참사 후 행안부 장관의 첫 브리핑을 보며 처음으로 무너져내렸습니다."]

그걸 막아보자고 열린 토론회 중계 영상에도 피해자를 욕보이는 댓글이 달립니다.

[신미희/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 "이렇게 2차 가해 토론회조차도, 여기 와서도 아주 심각한 모욕과 조롱과 이런 표현들을, 아주 폭력적인 표현들을 하는데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참사 직후부터 지난달까지 언론 기사 등을 분석한 시민대책회의는 피해자에 대한 공감 없이 순수함을 강요하는 태도 등을 2차 가해로 규정했습니다.

정치인의 망언을 그대로 옮기고, 일방적 괴롭힘을 '맞불 집회'로 표현하는 언론 보도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수정/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미디어감시팀장 : "오히려 신자유연대의 그러한 것들을 동일한 진보 단체, 보수 단체와 같은 동급으로 놓고 비교해서 문제로 보지 않는 보도라든지..."]

2차 가해에 대한 각성과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유가족들은 내일(4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녹사평역 분향소에서 광화문까지 행진합니다.

이어 오후 2시 서울 세종대로에서 시민 추모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황보현평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강푸른 기자 (strongbl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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