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의 뜻밖의 변신[의술인술]

기자 2023. 2. 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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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남성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 ‘○○그라, ○○리스’ 등은 발기부전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되어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약이다. 1998년 개발되었고 2012년 약물특허가 만료되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동등한 성능의 국내 복제약을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존의 경구복용 발기부전치료제가 본래 목적 이외에 다른 질환에서도 개선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우선 배뇨장애의 치료효과다. 2011년 유럽과 미국에서 시행한 이중맹검 위약대조군 연구에서는 ‘저용량 발기부전치료제(타달라필)를 12주 복용하였더니 통계적으로 유의한 배뇨장애 개선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후속 연구들에서도 동등한 효과가 있음이 계속 입증되면서 현재 배뇨장애와 발기부전 치료 목적으로 처방할 수 있는 약으로 자리 잡았다. 전립선비대증 및 과민성 방광치료제 약물과의 병합 시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인정받아 배뇨장애 약물과 같이 복용할 수도 있고, 두 성분이 합쳐진 약물도 개발되어 현재 처방이 이뤄진다.

다음은 불임환자에서의 치료효과다. 정자무력증에 의한 불임환자에게 발기부전치료제(실데나필)를 복용하게 하였고 정자 활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설이 2020년 멕시코에서 발표됐다. 정자의 미토콘드리아 기능 개선과 산소활성도를 증가시켜 정자의 활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논리에 의해서 출발했고, 연구 결과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으나 추가 연구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또한 여성성기능장애 개선효과다. 2016년 발기부전치료제(실데나필)의 여성성기능장애 치료효과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가 중국에서 나왔다. 수백 편의 관련 논문을 검색하여 이용 가능한 14편의 논문 결과를 최종적으로 분석하여 성욕, 성각성, 성오르가즘, 성만족도장애, 당뇨병 환자, 항우울제 복용 환자군으로 나눠서 그 결과를 정리했다. 발기부전치료제 복용이 여성성기능장애 선택적 치료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발기부전치료제는 심장질환 및 당뇨병 환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발기부전의 위험인자들이 심장질환과 당뇨병 환자의 위험인자들과 대부분 겹치게 되면서 발기부전 환자들은 심장질환, 당뇨병, 대사증후군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이후 발기부전치료제(실데나필)가 심근허혈, 당뇨병성 심근병증, 심장비대질환에 대한 심장보호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2015년 미국에서 발표됐다. 급·만성 당뇨병성 혈관병증 환자에서 발기부전치료제(실데나필, 타달라필)가 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개선하였다는 유의한 결과도 2008년과 2012년 각각 이탈리아, 캐나다에서 보고되면서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발기부전치료제(타달라필)는 기본적으로 혈관확장의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대뇌의 혈관에 작용하여 혈류량을 증가시켜 혈관인성 치매에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특히 대뇌 내의 작은 혈관의 문제는 열공성 뇌졸중과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타달라필을 복용한 환자군은 투약 3시간 이후 대뇌 미세혈관의 혈류량이 증가해서 개선효과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관한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연구가 2020년 덴마크에서 발표됐다.

앞에서 나온 결과들에 대해 좀 더 많은 연구가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어떤 약이든 부작용을 조심해야 한다. 경구복용 발기부전치료제는 질산염 제제의 혈관확장제 성분과 함께 복용하는 것은 절대 금기이다. 반드시 의사와 상담한 후에 정품을 처방받아 복용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황춘하 국립중앙의료원 비뇨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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