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 “김만배, 경기지사실서 정진상으로부터 20억 요구받아”
정 전 실장 측은 “사실무근”
정영학 회계사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2021년 2월 경기도지사실에 불려가 정진상 당시 경기도 정책실장으로부터 20억원을 요구받았다는 말을 김씨에게서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3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검사 엄희준·강백신)는 지난해 정 회계사를 불러 ‘지분 배분 등과 관련해 이재명 시장 관련자인 김용, 정진상, 유동규 등이 김만배에게 금품을 요구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회계사는 “2021년 2월 성남시 판교 운중동에 있는 커피숍에서 김만배를 만난 사실이 있는데, 당시 김만배가 시장실로 불려왔다고 했고 한숨을 쉬면서 정진상 실장으로부터 20개(20억)를 마련해오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고 진술했다. 그는 “김만배가 욕설을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아마 현금을 마련해야 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검사가 ‘시장실은 누구를 의미하는 것인가’라고 묻자 정 회계사는 “당시 이재명은 경기도지사였지만 김만배는 계속 시장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고 김만배가 정진상과 연락하는 사이이고 ‘정 실장’이 20억원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했다고 하니 정진상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검사가 ‘당시 정진상이 김만배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하던가’라고 묻자 정 회계사는 “김만배가 그런 이야기까지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정 회계사의 조서에는 검사가 경기도지사실에 이 대표가 있었는지, 김씨가 정 실장이 아닌 이 대표를 만났는지 여부에 대해 묻는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은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의 원본인 녹취파일을 다시 듣고 정 회계사가 진술한 김씨와의 대화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계사의 이 같은 진술은 정 전 실장의 공소장에도 간략히 담겨 있다. 정 전 실장이 2020년 10월~2021년 2월 김씨에게 직접 20억원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정 전 실장은 이날 입장을 내고 “사실무근에 황당무계하다. 검찰발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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