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항생제 안 듣는 세균 급증…코로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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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를 여러 개 써도 듣지 않는 세균이 있습니다.
: 기사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미국이 코로나 잡으려고 항생제 퍼붓다가 다제내성균 급증했다는 내용인데, 코로나에 대해서 잘 몰랐을 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항생제 쓴 건데, 이게 여전히 정비되지 않고 있습니다. 빨리 지침 마련돼야 합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존엄한 죽음을 선택해도 항생제 투여 비율이 90%에 이르는데, 줄일 부분이 더 많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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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항생제를 여러 개 써도 듣지 않는 세균이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해마다 전 세계에서 120만 명이 목숨을 잃습니다. 그런데 조사 결과 코로나 이후, 우리나라에서 이 세균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학병원 격리 치료실입니다.
86세 유 할머니는 지난해 11월 코로나에 감염된 후 석 달 넘게 병원 신세입니다.
[한상훈/강남세브란스 감염내과 교수 : 배 안 아프세요? 괜찮으세요? 설사는? 이제 호흡기를 뗄 수 있어야 되는데….]
코로나는 이미 다 나았지만, 여러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다제내성세균에 감염된 겁니다.
[서애란/다제내성세균 환자 보호자 : 내성균까지 생겨서 치료가 잘 안되고 있으니까 걱정이 많이 되고….]
국내 5개 대학병원이 국내 주요 다제내성균 네 종류를 조사했는데, 세 종류가 코로나 이전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예측했던 것보다 증가 폭이 훨씬 컸습니다.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균이 47%로 가장 크게 늘었고, 녹농균과 장구균이 각각 41%, 10% 증가했습니다.
녹농균은 코로나 이전까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이후 반전해 늘었습니다.
코로나 중환자에게 항바이러스 약 외에도, 합병증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많이 쓴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습니다.
[한상훈/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 : 코로나에 대해서 대응이 집중되다 보니까 항생제 관리 정책 또는 다제내성균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소홀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가장 큰 문제는 다제내성균이 사람의 혈액에 침투해 패혈증을 일으키는 사례가 최대 50% 더 늘었다는 겁니다.
이 경우 패혈증으로 진행되면 평균 치명률이 56.2%입니다.
[한상훈/강남세브란스 감염내과 교수 : 균을 가지고 있는 상태인 보균 상태보다는 균이 혈액에서 자라서 실제 균혈증·패혈증 감염을 일으키는 환자의 수가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서 매우 우려되는….]
연구팀은 코로나 환자를 중심으로 한 항생제 사용 지침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박기덕, CG : 엄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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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와 조금 더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Q. 다제내성세균 얼마나 위험한가?
[조동찬/의학전문기자(전문의) : 국내 통계는 없으니까 보건선진국 통계로 가늠해 보겠습니다. 해마다 인구 10만 명당 13명이 다제내성균으로 사망하니까 우리나라 인구 대입해 보면 매년 6천500명 사망으로 계산됩니다. 5세 미만 아동 사망의 20%도 다제내성세균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영국, 독일 등에 비해서 다제내성균이 1.5~5배 정도 더 많습니다. 다제내성균이 소리 없는 팬데믹인데 우리나라는 사정이 훨씬 더 안 좋은 상태라는 겁니다.]
Q. 항생제 사용,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조동찬/의학전문기자(전문의) : 기사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미국이 코로나 잡으려고 항생제 퍼붓다가 다제내성균 급증했다는 내용인데, 코로나에 대해서 잘 몰랐을 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항생제 쓴 건데, 이게 여전히 정비되지 않고 있습니다. 빨리 지침 마련돼야 합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존엄한 죽음을 선택해도 항생제 투여 비율이 90%에 이르는데, 줄일 부분이 더 많다는 겁니다.]
Q. 다제내성세균 잡는 약이나 치료법 없나?
[조동찬/의학전문기자(전문의) : 다제내성균 예방도 중요하지만, 이미 걸린 사람들 잘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그런데 우리나라 뒤처져 있습니다. 미국 감염학회가 발표한 다제내성균 최신 치료제 목록 보시겠는데요. 잘 듣는 항생제를 6개를 선정했는데 저 중에서 우리나라는 현재 하나도 없습니다. 1개가 오는 9월에나 도입될 예정입니다.]
[김남중/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현재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콜리스틴'이라는 치료 성적이 좀 나쁘고 부작용이 많은 약을 쓸 수밖에 없어요.]
[조동찬/의학전문기자(전문의) : 정부는 가격 협상이 안 된 탓이라고 하는데, 80개 나라가 도입한 약도 우리나라에 없습니다. 치료약 도입도 서둘러야겠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dongchar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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