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비전은 빠진 채…3·8 전대 향해 ‘윤심열차’ 출발
‘양강’ 포함 당 대표 후보 9명 출마
‘이준석 측근’ 천하람 뒤늦게 참전
첫 분기점은 4명 추리는 ‘컷오프’
최고위원, 친윤 후보 간 경쟁 구도
축출된 이준석 영향력 입증 관심
국민의힘이 3일 전당대회(전대) 후보 등록을 마치고 1차 대진표를 확정했다. 이번 전대는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개입이 부각되면서 일찌감치 윤심이 누구에게 있나, 친윤인가 비윤인가로 관심이 쏠렸다. 비전과 정책의 공간은 쪼그라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심을 내세운 김기현 후보와 총선 경쟁력을 강조하지만 윤심이 아니라는 공격을 받는 안철수 후보의 양강 구도가 정립돼 누구의 승리로 끝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대표에 9명, 최고위원 18명, 청년최고위원 11명이 각각 후보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 공천권을 쥘 당대표 후보에는 강신업·김기현·김준교·안철수·윤기만·윤상현·조경태·천하람·황교안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5일 자격 심사와 10일 컷오프를 거쳐 당대표 4명, 최고위원 8명, 청년최고위원 4명 후보로 각각 압축된다. 그 후 내달 8일 전대까지 본경선을 펼친다. 당대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가 결선투표를 진행해 내달 12일 당대표가 결정된다.
이번 전대는 여론조사에서 5~6위권이던 김 후보를 선두권 주자로 밀어올리는 과정에서 윤심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연초부터 당 지지층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공격이 진행됐다. 지난 2일부터는 안 후보가 나 전 의원 지지세를 흡수해 김 후보를 앞서자 안 후보를 향해 윤심이 아니라는 ‘융단 폭격’이 가해졌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이 전당대회 한가운데 들어와 김 후보를 대표로 만들지 못하면 조기 레임덕에 몰리는 상황이 된다”고 진단했다.
경선 구도도 윤심을 중심으로 짜였다. 한가운데 윤심 지지를 표방한 김기현 후보, 여론조사에서 앞서지만 윤심이 아니라는 공격을 받는 안 후보가 있다. 그 주변으로 이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을 중심으로 모인 비윤계를 대표하는 천 후보, 극우 성향의 지지를 받는 황 후보 등이 위치했다. 이들이 연초부터 연일 윤심을 두고 입씨름을 하다 보니 당을 이끌 비전과 정책이 무엇인지는 부각되지 못했다.
여론조사 판세로는 김 후보나 안 후보 중 한 명이 1차 투표에서 당선되거나 둘이 결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4위까지인 컷오프를 누가 통과할지도 변수다. 황교안·천하람·윤상현·조경태 후보 중 2명이 본경선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천 후보는 지난 전당대회의 이 전 대표 같은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천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간신배들은 더 이상 국민의힘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최고위원에서는 친윤을 표방하는 후보들 간의 컷오프 통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가 언제든 사퇴를 통해 대표를 물러나게 할 수 있는 최고위원 4석을 차지할 수 있을지, 지난해 대표에서 축출된 이 전 대표가 천 후보와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당선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조미덥·이두리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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